‘지주사 vs. 주력사’ 한미약품그룹, 주총서 결판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05 17:39

장남 임종윤, 모녀·신동국 지지 한미약품 대표 경찰 고발

모녀측, 형제측 거부 ‘지주사 임시주총’ 법원에 허가 청구

형제는 전문경영체제 저지 한미약품 임시주총 요구할듯

한미약품

▲지난 3월 28일 경기 화성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이사(가운데 왼쪽)와 임종훈 이사가 주주총회를 마치고 언론 인터뷰를 하는 모습. 사진=김철훈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경찰고발 사태로까지 치닫는 가운데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주력사 한미약품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번 분쟁의 최종 판가름이 내려질 공산이 커졌다.




5일 한미약품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오너일가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는 4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박재현 대표가 자신을 중국법인 '북경한미약품'의 동사장(이사회 의장)이라고 보고한 것은 허위 보고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임 이사는 박 대표가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자신을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에 셀프 임명한 것은 정관을 위반해 해임 사유라는 입장이다.


반면 박재현 대표는 전임 사장의 지명을 받아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에 임명된 것이며 북경한미약품은 지난 30년간 한미약품이 임명서를 보내면 동사장을 임명하는 관행이 지속돼 왔다는 입장이다.




박재현 대표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측 인사로 불리는 전문경영인으로 지난달 지주사로부터의 독립경영을 선언했으며 이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박 대표를 사장에서 전무로 직위 강등 조치해 전문경영인과 임종윤·종훈 형제의 대립구도가 형성됐다.


같은 날인 4일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대주주 3자연합'은 법원에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을 거부하거나 상당기간 지체하면 주주는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 결정을 구할 수 있다.




이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현재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고 기존 이사 9명 외에 임주현 부회장과 신동국 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것으로, 수적 열세인 이사회에서 3자연합측이 과반수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의 정상적 경영을 흔들기 위한 의도"라고 반발하면서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사회 의장과 논의해 조속히 임시주총 소집을 결정하기 위한 이사회 소집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일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일지

한편 지난 2일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자신의 단독대표 선임이 무산된 임종윤 이사 역시 박 대표 등 3자연합측 이사진 해임을 위해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구성은 임종윤·종훈 형제측 5명, 3자연합측 4명으로 파악된다. 한미약품 이사는 총 10명으로 3자연합측 인사 7명, 형제측 인사 3명으로 분류된다.


업계는 3자연합측이 법원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소집을 강행하는 만큼 형제측도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강행의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이사 증원을 위한 정관을 변경하거나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대표이사 등을 해임하기 위해서는 모두 각각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한미사이언스에서 23.25%, 한미약품에서 39.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가 지난 3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 때처럼 이번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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