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지금 사라는데…‘빅쇼트’ 마이클 버리, 2년전부터 ‘中 빅롱’ 외쳤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27 11:50

금융위기 예측한 마이클 버리…2022년 4분기부터 中 빅테크 매입

경기부양책에 중국 주식 급등…“이미 수익권”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은 이제 강세론 펼쳐

마이클 버리

▲마이클 버리

중국 정부가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유동성 공급과 정책금리 인하 등을 포함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공개하자 미 월가에선 중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마침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으지만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는 이보다 먼저 중국 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27일 버리의 헤지펀드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4년 2분기 13F 공시에 따르면 버리가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중 중국 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4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기관들은 분기마다 SEC에 13F 공시를 통해 롱포지션을 취한 지분 현황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버리는 특히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자상 거래업체 알리바바를 21%(15만5000주)의 비중으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바이두와 장둥닷컴의 보유 비중도 각각 12%(7만5000주·25만주)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버리는 약 2년 전부터 중국 기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부분에 있다. 13F 공시에 따르면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2022년 4분기에 알리바바와 장둥닷컴 주식을 각각 5만주, 7만5000주어치 처음으로 사들였다.


버리는 지난해 2분기에 두 주식을 모두 처분했지만 작년 3분기에 다시 사들였고, 그 이후부터 매 분기마다 보유량을 늘려왔다. 올 1분기엔 바이두 주식도 처음으로 4만주 매수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가 지난 24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자 알리바바, 장둥닷컴, 바이두 주식은 뉴욕증시에서 급등세를 탔다. 2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이 주식들의 주간 상승률은 각각 19%, 32%, 18%에 이른다.


그 결과 버리는 중국 기업 주식투자를 통해 이미 수익을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헤지 팔로우(Hedge Follow)에 따르면 알리바바 주식에 대한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의 평균 단가는 78.83달러로 추산됐다.




알리바바 주식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105.0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는데 버리가 지금까지 처분을 안했을 경우 수익률은 33%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버리가 중국 빅테크를 앞으로도 유지하면 수익률 또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스캇 루브너 글로벌 시장 상무이사는 전날 투자노트를 통해 “이번엔 중국에 대해 정말 다르다고 본다"며 중국 증시가 마침내 회복기에 진입했다고 전망했다.


또 모건스탠리의 로라 왕 전략가는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가 단기적으로 10% 가량 더 뛸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주 CSI 300 지수는 전날까지 10% 가량 급등했다.


헤지펀드들도 중국 주식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 브로커리지 데스크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의 중국 주식 투자 비중은 최근에 5년 만에 가장 낮은 7%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24일부터 투자 비중을 빠르게 늘렸다. 24일 당일에는 2021년 3일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순매수에 나섰다.


헤지펀드 거물인 데이비드 테퍼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 일(빅컷)이 중국의 통화완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그들(중국 인민은행)이 이렇게까지 거대한 내용을 발표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는 중국과 관련한 모든 것들을 매수할 시기라며 향후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어도 강세론을 유지했다. 테퍼는 “(관세 인상은) 상관없는 일"이라며 “이번 경기 부양책은 내수 촉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