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뱅크 행장 선출 임추위 가동
회장-행장 겸직 체제 분리 주목
차기 행장, 시중은행 안착 전략 강화
덩치·수익 확대, 내부통제 변화 과제
DGB금융지주가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DGB금융 회장과 겸직을 하고 있는 황병우 iM뱅크 행장이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황 행장은 대구은행 시절부터 행장을 맡으며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는 DGB금융그룹 회장을 함께 맡고 있는데, 시중은행으로서 iM뱅크 입지를 탄탄히 다지기 위해서는 회장-행장을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이에 따라 iM뱅크의 시중은행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새로운 행장이 선임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달 27일 iM뱅크의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처음 가동했다. DGB금융은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발표되기 전에도 내규에서 은행의 승계절차는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전 최소 3개월 개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황병우 행장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마무리되는 만큼 DGB금융은 3개월 전인 지난달 말 첫 임추위를 연 것이다. 본격적인 경영승계 절차는 이달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DGB금융의 행장 기본 후보군은 지주·은행의 상임이사(상임감사위원 제외), 전무 이상인 내부 인물로 이뤄진다. 예비 후보군은 계열사 사장, 지주·은행 임원으로 회장이 추천하거나 DGB금융에서 최근 3년 이내 퇴임한 임원으로 회장이 추천할 경우 포함된다. 필요하다면 주주나 이해관계자, 외부 자문기관 등을 통해 외부 추천도 받고 있다.
행장 후보군은 김태오 전 DGB금융 회장이 마련한 CEO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관리된다. CEO 1대1 면담, 1대1 전문가 코칭, 어학학습, 임원 필수역량 전문가 교육 등이 진행된다. 2022년에도 4~12월 DGB금융과 은행 임원을 대상으로 CEO 육성프로그램이 실시됐고, 그 결과 황병우 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낙점됐다. DGB금융은 황 행장이 지난 3월 회장으로 선임되며 1년여 만에 당시 대구은행장을 새로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CEO 육성 프로그램 가동으로 행장 선출까지 절차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새 행장을 임박하게 선출하기 보다는 황 행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회장-행장 겸직 체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황병우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면서도, 회장과 행장 체제를 분리해 CEO의 집중도를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iM뱅크의 차기 행장은 사실상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에서 처음 선출되는 행장으로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안착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iM뱅크는 지난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후 존재감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을 기반으로 전국 거점 점포, 기업영업지점장(PRM) 제도를 활용해 영업망을 넓히겠다는 계획인데, 지난 7월 첫 거점 점포인 원주 지점의 문을 열며 시중은행 영업망 확대의 첫 발을 이제 막 내딛었다.
자산이나 수익성도 시중은행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iM뱅크의 6월 말 기준 자산 규모는 약 75조원으로, KB국민은행(약 552조원)의 7분의 1 수준이다. 2분기 iM뱅크 순이익은 906억원을 기록했는데, 주요 시중은행의 한 분기 순이익이 1조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금융당국은 iM뱅크가 시중은행 사이에서 '메기' 역할을 하기를 바라지만, 당장 이를 실현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은행 임직원들의 증권 계좌 불법 개설 사고가 드러나면서 내부통제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DGB금융 관계자는 “지난 27일 열린 회의는 (임추위) 개시 결정을 내린 자리였다"며 “추후 회의에서 차기 행장 선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