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다운계약서, 보험 가입자 바꿔치기 등 수법 등장”
법인차를 구매하면서 연두색 번호판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거나 탈세 등 불법적인 행위를 시도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 등록된 법인차 중 수입차는 4만7242대로 집계됐다. 8000만원 이상 승용·승합차는 1만8898대였다.
이 중 차량가액을 8000만원 이하로 낮게 신고해 연두색 번호판을 달지 않은 차량 수는 6290 대로 확인됐다. 구입가격 축소 신고로 인한 취·등록세 및 개별소비세 등 탈세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현행법상 자동차 등록을 '신고제'로 하고 있어 이 같은 꼼수등록과 탈세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구매자가 차량제작증에 적힌 '자동차 출고 가격'을 신고하면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다.
연두색 번호판 회피를 위한 수법도 더 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체가 차량 주민등록증 역할을 하는 '차대번호'까지 변경하는 등 다운 계약서용 할인판매 근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차대번호는 제조국, 제조사, 차종, 배기량, 모델연도, 생산공장 등 정보를 담고 있다. 알파벳과 고유번호 숫자 등 17자리로 구성된다 . 제조국·제조사는 국제기준에 따르지만 차종, 배기량, 제작연도, 생산공장, 고유번호는 제조사가 자체 부여한다. 차량 생산 시기를 의미하는 모델연도는 10번째 칸에 기재한다.
문제는 '자동차 차대번호 등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생산연도를 임의로 표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규정을 보면 차량 실제 생산 시기와 관계없이 24개월 내에 생산연도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차량 부식 등 경우 차대번호의 재부여도 가능하다.
자동차보험 가입자를 바꿔치기하는 방식도 생기고 있다. 차량 등록 시 차대번호로 가입된 개인보험 가입증명서를 제출해 개인차량인 것처럼 속여 일반 번호판을 발급받고 이후 법인 명의로 변경하는 수법이다.
김 의원은 “차량 가액을 불러주는 대로 인정하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신종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며 “객관적 차량 가액을 기준으로 꼼수 등록을 막고 세원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차량 등록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