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vs 50대’ 대기업들의 인재 전쟁…세대 선택에 미래 걸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17 11:00

현대차·포스코 “젊은 피로 활력”…20대 비중 크게 늘려

SK하이닉스·대한항공 “경험이 금값”…50대 인력 확대

LG전자·삼성SDS “균형이 핵심”…20·50대 동반 증가

일부 기업 20대 비중 40% 육박…“새 바람 수혈”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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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ChatGPT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연령대별 인력 구성이 최근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기업에 따라 20대 신입 사원을 대거 채용하거나 50대 베테랑 인력을 늘리는 등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7일 발표한 '2021년~2023년 주요 대기업 연령대별 인력구성 변동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용 규모가 1만 명 이상인 주요 16개 대기업의 연령대별 인력 구성에 변화가 감지됐다. 이 조사는 각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명시된 연령대별 인력 현황 등을 토대로 분석됐다.


20대는 늘고 50대는 줄고…세대교체 나서는 기업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등은 최근 20대 직원 비중이 늘어난 반면 50대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경우 전체 직원 중 20대 비중이 2021년 19.3%에서 지난해 21.8%로 높아졌다. 실제 인원으로는 2만3689명에서 2만6979명으로 3290명 증가했다. 반면 50대 이상 직원 비중은 같은 기간 29.6%에서 27.4%로 감소했으며, 인원도 3만5805명에서 3만3950명으로 1855명 줄었다.


포스코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0대 직원 비율이 2021년 16%에서 지난해 18%로 증가한 반면, 50대 이상은 43.7%에서 40.4%로 줄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21년과 2022년에는 포스코의 50대 직원 비중이 3040세대보다 높았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3040세대(41.5%)가 50대를 앞질렀다는 것이다.




기아 역시 국내 인력 기준으로 20대 젊은 층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2021년 2.9%(1017명)에 불과하던 20대 직원 비중이 지난해 7.1%(2539명)까지 상승했다. 반면 50대 인력은 2021년 60.6%(2만1508명)에서 2023년 55.4%(1만9811명)로 하락했다.


20대와 50대 동반 성장…균형 잡힌 구성 추구

LG전자와 삼성SDS는 20대와 50대 인력이 동시에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LG전자의 20대 직원 비중은 2021년 17.3%에서 지난해 18.4%로, 50대는 13.1%에서 14.5%로 각각 늘었다. 삼성SDS 역시 20대가 9.7%에서 14.4%로, 50대는 11.3%에서 15.4%로 증가했다. 이는 젊은 인재의 아이디어와 베테랑의 경험을 동시에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CXO연구소

▲3만명 이상 고용 주요 기업 연령대별 직원 분포. 자료=CXO연구소

특히 LG전자는 20대와 50대 비중이 각각 18.4%, 14.5%로 5% 이내 차이에 불과해, 세대 간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0대(24.7%)와 50대(7.3%) 비중 차이가 15% 이상 나는 등 상대적으로 젊은 인력 위주의 구성을 보이고 있다.


경험 중시하는 기업들…50대 베테랑 선호

SK하이닉스와 HD현대중공업, 대한항공 등은 20대보다 50대 직원 비중이 더 늘어났다.


SK하이닉스의 50대 이상 직원 비율은 2021년 4.7%(1815명)에서 지난해 7.3%(2921명)로 상승한 반면, 20대는 31.1%(1만1934명)에서 24.7%(9833명)로 감소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1년과 2022년에 2500~3000명 수준이던 20대 신규 채용을 지난해 200명대로 대폭 줄였다.


HD현대중공업의 50대 장년층 인력 비중은 2021년 26.9%(3447명)에서 지난해 28.9%(3828명)로 증가했다. 대한항공도 25.7%(4993명)에서 28.5%(5541명)로 50대 인력이 늘어 30%에 근접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50대 인력 비중이 13.4%(8838명)에서 18.7%(1만989명)로 크게 늘어 20%에 육박했다. LG유플러스도 15.6%(1594명)에서 18%(1955명)로 50대 장년층 비중이 높아졌다.


20대 비중 40% 넘는 기업도…다양한 인력 구조

일부 기업은 20대 직원 비중이 40%를 넘어 눈길을 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20대 직원 비율이 40.1%에 달했고, LG이노텍도 41.5%를 기록했다. 이는 젊은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면 LG유플러스와 삼성SDS는 3040세대 직원 비중이 각각 73.6%, 70.2%로 70%를 웃돌아 '허리'가 두터운 조직 구조를 보였다. 이는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중간 관리자급 인력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글로벌 고용 인력이 3만 명을 넘긴 곳은 7곳으로 파악됐다. 고용 규모 순으로 현대차(12만3721명), LG전자(7만2813명), 삼성디스플레이(5만8723명), 현대모비스(4만6106명), SK하이닉스(3만9810명), 기아(3만5741명, 국내 기준), 삼성전기(3만4742명)가 이에 해당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 피라미드형이던 조직 구조가 최근 3040세대가 두터운 항아리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향후 5~6년 내 50대의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 감소분을 20대로 채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업들은 이러한 인력 구조 변화에 맞춰 새로운 조직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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