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블루오션, 장애 방지 대책을 둘러싼 협상 공방 지속
금투협, 美 금융당국에 장애 대응 적절성 질의하며 간접 압박
지난 8월 발생한 시스템 장애로 중단된 국내 증권사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데이마켓, 낮 시간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가 연내 재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비스 핵심 운영사인 미국 야간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과 국내 증권사들은 시스템 안정성 확보 방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업계에서는 서비스 재개 시점이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하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에 “8월 발생한 블루오션의 장애 대응 적절성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지난 8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지난 8얼 5일은 코스피는 하루 8.77%하락하고, 코스닥은 11.3% 폭락하며 '블랙 먼데이'로 불리고 있다. 당시 글로벌 증시는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주주들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요구받고 있었다.
그런데 블루오션은 지난 8월 5일,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 주문이 급증하자 오후 2시 45분 이후 접수된 모든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은 주간거래로 인한 손익이 모두 무효화되었으며, 폭락 장세 속에서 주식을 매도하지 못해 손실을 본 사례도 잇따랐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한국 거래 시간대에 미국 종목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8월까지 국내 19개 증권사를 통해 블루오션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 기간 동안 블루오션 주문량에서 한국 투자자의 비중은 40~60%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시스템 장애로 인해 취소된 거래 금액은 9만 개 이상의 계좌에서 총 6300억 원에 달한다. 이후 국내 증권사들은 주간거래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고, 서비스 재개를 위해 블루오션 측에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다.
블루오션 측은 당시 대응이 적법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추가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국내 증권사의 창구 역할을 하는 금투협은 공문을 보냈다.
증권업계는 금투협이 미국 금융당국에 공문을 보낸 것을 블루오션에 간접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면밀한 조사 자체가 일반 기업에는 부담이다. 즉, 미국 금융당국이 블루오션의 대응 적법성과 향후 계획을 면밀히 조사함으로써 블루오션의 입장 변화가 유도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거래 취소로 인한 피해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으나, 블루오션과 국내 증권사 모두 “법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보상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