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 이마트-정유경 백화점 ‘둘로 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30 17:16

정기임원인사 단행…이마트-백화점 계열분리 ‘각자도생’

정유경 총괄사장 9년만에 회장 승진, 백화점 경영 도맡아

이명희 전회장 ‘남매 경영권 경쟁 대신 독자경영’ 큰그림

한채양 이마트 사장 승진, 이마트24 송만준 대표 등 내정

신세계그룹 정용진 이마트 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이마트 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30일 이마트 정용진 총괄회장과 신세계백화점 정유경 회장으로 나뉘는 계열 분리를 통한 '남매경영 체제'를 공식화했다.




신세계는 이날 임원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정유경 총괄사장을 신세계백화점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업계에선 이같은 계열분리 인사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과 함께 정용진-유경 남매가 마트와 백화점 부문에서 앞으로 독자경영하는 '각자도생'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고 평가했다.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회장은신세계백화점의 책임경영을 맡아 오빠 정용진 이마트 회장과 역할 분담을 통한 선의의 경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측은 “올해가 계열 분리를 통해 성장의 속도를 한층 더 배가시킬 수 있는 최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인사는 정용진 총괄회장의 취임 첫 해 인사라는 점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명희 신세계그룹 전 총괄회장은 지난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2개 회사로 분할하고 장남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를, 딸 정유경 회장에게 백화점 사업을 각각 맡기는 '남매경영 체제' 밑그림을 제시했다. 이후 이 전 총괄회장은 20여년간 순차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가 계열사를 양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마트와 신세계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정용진 이마트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회장이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이명희 전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씩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발표하며 향후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주식 교환와 같은 후속작업이 추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진·정유경 회장의 신세계그룹 계열사 및 보유지분 현황

정용진·정유경 회장의 신세계그룹 계열사 및 보유지분 현황

▲자료=신세계그룹, 공시자료

업계는 이명희 전 총괄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남매가 경영권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아닌 각자도생 체제로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정용진-유경 남매가 경영권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아닌 계열분리를 통해 각자 길을 가게끔 하는 것"이라며 “각자도생의 시대가 3세대에 이뤄졌다고 볼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이날 임원 정기인사에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먼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한채양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는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으며,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으며,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이는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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