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것은 美 투자뿐…한화솔루션 재무안전성 ‘흔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30 14:52

중국업체 공세 탓에 미국 시장이 유일한 활로

투자 부담 가중…순차입금 18개월만에 두 배로

3분기 영업손실 810억원…실적부진 장기화에

영구채 발행·대표이사 교체 카드로 리스크 관리

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미국 조지아주 공장

한화솔루션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재무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해 육성해온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이 중국 업체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와중에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탓이다.




◇3분기 810억원 영업손실···미래성장동력 태양광 사업 부진 탓

30일 한화솔루션은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810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2166억원과 2분기 1078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다소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3분기 매출액도 2조7733억원에 그쳐 지난해 3분기 2조9044억원 대비 4.5% 줄었다.


특히 한화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태양광 사업의 실적 부진이 눈에 띈다.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3분기 영업손실 410억원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871억원과 9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되기도 했다.



이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중국업체들이 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탓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글로벌 태양광 수요가 500기가와트(GW)인 반면 중국 업체가 600GW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로 한화솔루션 등이 생산하는 물량을 감안하면 올해 200GW 가량의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중국 업체의 공급과잉의 영향이 덜한 미국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통상 마찰 등으로 중국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시장에서 배제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한화솔루션이 사업을 확장하기에 비교적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관세와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등을 통해 모듈을 포함한 중국산 태양광 제품 수입에 제한을 두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이 주어지기에 한화솔루션이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공장 증설을 마치며 연간 5.1GW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화솔루션은 올해도 조단위의 설비 투자를 진행해 생산 능력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올해 연간 8.4GW로 확대하고, 내년까지 글로벌 태양광 모듈 생산량 가운데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 미국 태양광 모듈 수요의 25%를 차지한다는 포부다.




◇미국 사업 대규모 투자 필요 재무안정성 흔들

한화솔루션의 미국 사업 확장은 미국 현지 생산설비에 대규모 투자가 동반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장기간 적자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탓에 한화솔루션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화솔루션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지난 2022년 말 4조991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2778억원으로 18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한화솔루션의 부채총계는 13조9348억원에서 19조3382억원으로 38.78% 늘어난 반면 자본총계는 9조8969억원에서 9조8136억원으로 오히려 0.84% 줄었다. 부채비율은 140.8%에서 197.1%로 56.3%포인트(p) 악화됐고, 차입금의존도도 32.4%에서 42.1%로 높아졌다.


다만 한화그룹과 한화솔루션도 회사의 재무 리스크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집중 관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8월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연 5.95%로 결정됐다. 3년 뒤부터 콜옵션(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1.3%p 가산금리가 추가된다.


지난 5월에 신세계건설이 발행한 6500억원을 넘었기에 영구채 발행 규모로 국내 자본시장 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영구채는 다른 채권에 비해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회계처리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되는 속성이 있어 재무 안정성을 위한 조치로 인식돼 왔다.


또한 한화솔루션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한화솔루션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남정운·홍정권 대표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남 신임 대표는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을, 홍 신임 대표는 큐셀 부문을 각각 이끌게 됐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대표이사 교체로 재무 안정성 관리에 더욱 주의를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최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으로 방산업 재편을 진행하는 등 방산·우주항공·조선 사업에 신경을 쓰고 태양광 부문은 소외된 것 같다"며 “한화솔루션이 미국 시장 투자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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