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된 낡은 교육원, 패시브 기술로 ‘탄소중립’ 날개 달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04 15:02

[탄소중립 건설기술 탐방④] 서울시북부기술교육원
지열·태양광 통해 에너지자립률 100% 돌파···겨울철 난방 걱정 無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북부기술교육원. 사진=여헌우 기자.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북부기술교육원. 사진=여헌우 기자.

서울시북부기술교육원은 1989년 준공된 낡은 건물이었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웠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탓에 에너지 소비도 많았다. 시는 건물 리모델링을 결정하며 최종 목표를 '탄소중립'으로 정했다. 공사 이후 교육원은 에너지자립률 100%가 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로 거듭났다.




4일 찾은 교육원 내부는 겨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따뜻했다. 난방기는 돌아가지 않았다. 건물 단열이 워낙 잘되는 덕분에 올 겨울 들어 아직 난방을 틀지 않았다는 게 시설 관리인의 설명이다.


비결은 '패시브 성능' 개선이다. 시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건물 외벽과 지붕에 '고성능 준분열 단열재'를 넣었다. 알루미늄 이중 창호는 1등급 시스템 창호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건물 침기율을 크게 개선했다. 침기율은 의도되지 않은 건물 외피 경로를 통해 실내공간에 유출입 되는 공기량을 뜻한다.



필요한 에너지 대부분을 지열과 태양광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냉난방기를 지열 히트펌프로 교체했다. 급탕 열원기기의 경우 기존 가스보일러에서 전기온수기로 바꿨다. 지열 사용량 극대화를 위해 운동장 지하에 200m 깊이 구멍 14개를 뚫었다. 건물 천장에는 60kW 규모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구성원들 역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직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제외하면 이용객이 없을 경우 불을 꺼놨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 설치돼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를 보는 사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감활동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곳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1등급을 획득했다. 연면적 1000㎡ 이상 기축건물에 지열 재생에너지를 설치해 1등급을 받은 것은 그 의미가 상당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는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가 큰 건물의 탄소 저감을 위해 건물에너지 신고·등급제, 민간건물 에너지효율화 융자·보조금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15년 이상 경과된 노후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 일환으로 추진됐다.


서울시북부기술교육원 2층 교육장. 이용하는 사람이 없을 때는 불을 모두 꺼둔다. 사진=여헌우 기자.

▲서울시북부기술교육원 2층 교육장. 이용하는 사람이 없을 때는 불을 모두 꺼둔다. 사진=여헌우 기자.

서울시북부기술교육원을 마주보고 있는 교육1관 건물. 아직 리모델링 전이라 노후화한 상태다. 교육원에서 쓰고 남은 전기 등이 이쪽으로 보내진다.

▲서울시북부기술교육원을 마주보고 있는 교육1관 건물. 아직 리모델링 전이라 노후화한 상태다. 교육원에서 쓰고 남은 전기 등이 이쪽으로 보내진다. 사진=여헌우 기자.

교육원 전체가 리모델링을 한 것은 아니다. 교육 1·2관 등 주변 건물들은 노후화한 상태다. 대신 교육원 본건물 자체의 에너지자립률이 100%를 넘다보니 남는 전기들은 옆 건물로 보내지고 있다. 이 곳 관계자는 “내진설계 등 때문에 결국 옆 건물들도 리모델링을 해야한다"며 “본 건물과 마찬가지로 탄소중립에 중점을 두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교육원은 각종 교육 시설과 강사진을 갖춘 직업교육전문기관이다. 1990년 개교 이래 2만6000명 이상의 산업 인재를 양성·배출해왔다. 1990년대에는 자동차 정비, 산업기계, 전기내선 공사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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