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체제 복귀…부문별 역량 강화로 실적 반등
‘기획통’ 김홍극 대표 겸직, 생활용품 시너지 기대
한옥 매장 등 전통미 강조, 자주 첫 리브랜딩 예고
약 3년 만에 투톱 체제로 바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 반등을 위한 묘수로 라이프스타일(리빙) 사업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별 역량 강화를 위한 사령탑 교체와 함께 주력 생활용품 브랜드인 '자주(JAJU)' 중심으로 리브랜딩까지 예고하는 등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룹 정기인사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기존 윌리엄 김 총괄대표이사 단독 체제에서 2인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전 사업부 체질 개선에 나선 분위기다. 윌리엄 김 대표가 패션부문을 이끌고, 새로 선임된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스타일부문 수장까지 겸직하는 구조다.
4년 만에 쌍두마차 체제로 복귀한 만큼 회사가 부문별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인적 쇄신 카드를 꺼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신세계까사가 가구와 소품 등 리빙사업을 전개하는 측면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공통분모가 있어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홍극 대표는 1996년 이마트 입사 후 상품(MD)기획담당부터 상품본부 부사장까지 역임한 '상품기획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만큼 김 대표 역량을 발판으로 상품 연구개발에 속도가 붙는 등 관련 사업에 진척을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는 본업인 패션부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다른 카테고리에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초점을 맞춰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는 것도 동일한 전략이다.
실제 지난해 아크네스튜디오·셀린느·메종 마르지엘라·질샌더 등 주요 해외 브랜드 이탈과 함께 패션부문 경쟁력이 낮아진 데다, 보복 소비 종료 등 시장 정점을 지나 내수 침체기까지 맞물리며 본업 외형 규모도 크게 주저앉은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라이프스타일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8% 감소한 9746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9962억원에서 이듬해 1조917억원으로 반등 후 2년 연속 1조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인적 쇄신을 바탕으로 현재 대표 사업인 '자주' 중심으로 추진하는 리브랜딩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자주는 지난 201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마트로부터 PB(자체 브랜드) '자연주의'를 넘겨받아 브랜드 명 변경 등 리뉴얼을 거친 생활용품 브랜드다.
한때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인 '무인양품'과 인테리어, 판매 품목이 유사해 짝퉁 취급을 받았지만, 올 들어 리브랜딩에 시동을 거는 등 이미지 변화에 힘주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한옥 등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인테리어 구현에 초점을 맞춘 분위기다.
올 8월부터는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통해 처음으로 한옥 콘셉트의 신규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이달 중 서울 종로구 가회동 인근에서 리브랜딩 기념 팝업도 선보이는데, 해당 지역 일대가 이른바 '북촌 한옥마을'로 알려진 점에서 결을 같이 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자연주의 인수 후 사실상 자주 브랜드의 첫 리브랜딩“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한옥 콘셉트 매장도 리브랜딩 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