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원내 처방 매출 1위 한미약품, 전문의약품 매출 증가세
JW중외제약 수액 매출 1.5% 감소 그쳐…영양수액은 증가
“매출 변동보다 탄핵정국·의료계 위축 분위기가 향후 변수”

▲JW중외제약 연구원이 수액 생산시설에서 수액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JW중외제약
올해 초 시작된 의료파업이 해를 넘기게 됐지만 당초 우려와 달리 병·의원에서 사용하는 주요 제약사들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계엄 파동에 따른 의료계의 반발과 탄핵정국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 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어 제약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3분기까지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대부분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7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와 원내·원외처방 통합매출 1위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미약품은 매출 상위 5대 전문의약품(처방의약품)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모두 전년동기대비 2~15%씩 증가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은 1155억원으로 13.9% 성장했고, 고혈압 복합 치료제 '아모잘탄'은 766억원으로 1.6%,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은 344억원으로 4.6% 각각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별도기준 전체 국내매출 중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이 94.5%, 일반의약품 비중이 5.5%일 정도로 전문의약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병·의원의 진료·운영 상황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별도기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8336억원을 올려 전년동기대비 7.4% 성장했다.
이는 전공의 이탈 등으로 대형 대학병원 내원환자가 동네 병·의원으로 이동하면서 만성질환 등 전문의약품의 처방·판매가 계속 유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형병원의 응급실·수술실 운영이 축소되면서 대표적 응급·수술용 품목인 수액(링거) 매출 감소가 우려됐으나 이 역시 타격이 크지 않았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수액 시장점유율 1위인 JW중외제약은 주로 수술용으로 사용하는 일반수액의 1~3분기 누적 매출이 60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8% 줄었다. 이 여파로 일반·특수·영양수액을 합친 전체 수액 매출은 1828억원으로 1.5% 감소했다.
그러나 당초 우려보다 감소폭이 크지 않고, 특히 JW중외제약이 자체개발한 3세대 종합영양수액 '위너프'는 고령화 등 영향으로 오히려 매출이 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올해 1~3분기 누적 전체 매출은 53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 줄었지만 이는 소매중심 유통체제에서 도매 및 온라인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반의약품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JW중외제약은 단일품목 매출 1위 품목인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11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5% 늘었고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매출은 3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국내 3대 수액 공급사로 불리는 HK이노엔은 수액 제품 매출이 지난해 1~3분기 681억원에서 올해 같은기간 908억원으로 33.3%나 늘었고 수액전문회사 대한약품공업의 수액 매출액도 1124억원에서 1177억원으로 4.7% 늘었다.
특히 HK이노엔은 매출 1위 품목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매출이 861억원에서 1246억원으로 44.7%나 성장하는 등 전문의약품이 선전하면서 전체 매출도 6614억원으로 9.4% 늘었다.
다만 업계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부결(투표불성립)로 의료계 반발이 계속되고 있고 대안으로 '책임총리제'를 내세운 국민의힘과 매주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대립이 계속되는 만큼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료파업이나 계엄, 탄핵 등으로 매출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각종 의료학술대회, 신약개발 임상시험 등이 차질을 빚고 있고 의료계 전반의 분위기가 위축돼 있는 것이 더 큰 걱정"이라고 말해 의료파업과 정국불안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