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탄핵 정국으로 ‘유통 규제완화’ 흔들리면 안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17 16:20

서예온 유통중기부 기자

서예온 유통중기부 기자

▲서예온 유통중기부 기자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포스트 탄핵(탄핵 이후)'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유통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완화 정책이 동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평일 전환, 새벽배송 금지 같은 규제 완화를 유통산업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계엄령 파동의 책임을 물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이같은 유통 규제 완화정책이 올스톱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탄핵안이 헌법재판소 심판이라는 최종 절차를 남겨 두고 있지만 포스트 탄핵의 정국 주도권이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윤정부가 견지하던 유통산업 규제 완화 방침에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다. 게다가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탄핵정국 당시에 유통 규제가 쏟아져 나온 전례를 감안하면 오히려 규제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라는 업계의 걱정은 단순한 기우가 아닐 것이다.


실제로 2016년 출범한 제20대 국회는 탄핵정국 당시 12개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들을 발의한 바 있다. 당시 개정안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4일로 확대 △백화점·면세점·복합쇼핑몰 의무휴업 대상 포함 △편의점 심야 시간 영업 금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안 그래도 올해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는 최근 비상계엄 파동과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자 소비 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표정이다. 이 때문에 현 시국을 두고 '울고 싶은데 빰 때려주는 격'이 됐다는 자조 섞인 푸념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따라서 포스트 탄핵 정국에 정부의 유통산업 규제정책 기조가 변한다면 기업들의 경영 리스크는 더 커지고, 유통시장(소매시장)의 성장도 더 저해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정치권은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단 사실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유통시장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대기업들은 과거와 같은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변화를 과거의 잣대로 유통산업을 규제하려는 것은 시대역행적이다. 만일 헌재의 심판이 탄핵 인용으로 결론나더라도 이후 들어설 새 정부는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유통시장에 족쇄를 채우기보다 특단의 소비진작 대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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