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손실 최소화해 효율↑···고단열·고기밀 창호 등
별도 기계장치 없이 단열·형태 활용
액티브·신재생 에너지와 친환경 건축 ‘3대 축’
<주간기획> 탄소중립 건설기술 탐방 -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관련 건물과 기술을 소개합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단열 성능을 극대화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하고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친환경 건축물을 뜻합니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해당 기준을 5개 단계로 마련해 등급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건축물에 적용되는 '패시브(Passive) 기술'은 별도의 기계장치 없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해 효율을 높여주는 게 핵심이다. '액티브(Active) 기술', '신재생 에너지'와 함께 제로에너지건축물 구현을 위한 '3대 축' 중 하나다.
일반적인 건물들은 문을 닫아놔도 미세한 틈새로 공기가 많이 빠져나가도록 설계됐다. 통상 출입·환기구를 열 때보다 벽을 통해 나가는 공기가 많다고 알려졌다. 지붕, 천장, 유리창, 바닥에도 틈새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름·겨울철 냉난방 효율을 떨어지게 만드는 요소다.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제로에너지건축물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패시브 기술을 적용한다. 보온병이 물 온도를 따뜻하게 하듯 집 안 공기를 차단하고 바깥의 온도 전달을 막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고기밀 시공이다. 창문을 닫았을 때 발생하는 틈이나 벽체와 연결 부분에서 열이 빠져나가는 공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내 온도 유지 및 난방에너지 소비 절감이 가능하며 습기로 인한 곰팡이 발생도 방지할 수 있다. 통상 틈새를 막기 위해 기밀층을 설치하거나 침기 부위에 별도 시공을 해 외피의 기밀성을 높인다.
창호 역시 고성능으로 만드는 게 효과적이다. 고성능 창문은 유리를 여러 겹 사용해 공기 유입을 막거나 유리에 특수 코팅을 입혀 태양 적외선을 차단하는 기능을 갖는다. 일반 창문 대비 냉난방 에너지를 10% 이상 저감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설치 시 차폐계수(SC), 태양열취득계수(SHGC), 창틀의 열관류율 및 기밀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 금속과 비금속을 혼합한 복합단열구조로 프레임을 짜는 방식도 흔하다.
단열재는 이음부위의 틈새가 발생하지 않도록 밀착 시공해야 한다. 이음부위나 모서리 부위는 통줄눈이 발생하지 않도록 엇갈리게 교차시공을 하는 게 중요하다. 외벽의 모든 부위에 일정 기준 이상 단열성능을 확보하는 것도 포인트다.
자연채광과 환기를 최적화하는 것도 패시브 기술의 필수 요소다. 햇빛이 조명 역할을 대신하게 해 이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것이다. 공공 건축물들은 천창, 아트리움과 같은 구조적인 계획을 통해 더 많은 자연채광을 얻을 수 있다. 광덕트, 광선반 등을 활용한 자연형 조명 설비를 적용하는 사례도 많다.
환기는 바람 통로와 공기 압력차이를 활용한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시원한 공기 유입을 위해 아래쪽에 개구부를 위치시키고, 무거운(더운) 공기 배출을 위해 배출구는 벽 상단이나 천장 쪽으로 설치하는 게 대표적이다. 개구부를 한 면에만 위치시키는 경우 해당 높이를 조절해 자연환기 도입 성능을 조절할 수도 있다.
여름철에는 외부 차양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건물에 설치하는 처마나 블라인드 등을 이용해 실내로 들어오는 태양광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태양광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으면 냉방에너지를 5~15% 가량 줄일 수 있다.
옥상·벽면 녹화를 통해서도 건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식물은 증산 작용을 통해 주변 열을 흡수한다. 옥상이나 벽면에 식물을 심어 온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식물 뿌리가 방수층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방근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