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원화결제 GM·포드 등 달러 결제
상이한 결제시스템에 수입차 업계 타격 갈려
경기 불황에 가격 인상요인 반영때 매출 비상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으면서 국내 수입차 업계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상위권 브랜드들은 원화로 차를 들여와 큰 타격이 없지만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최근 부진한 미국 브랜드들은 달러로 결제하고 있어 수입 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통령 탄핵 이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등 극심한 대내외 리스크에 금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약 15년 만이다.
환율은 지난 3일 오후까진 1400원 선울 유지하다 당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선포로 인해 1442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1410원~1430원을 오락가락하다 금일 오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0.25%p 인하결정에 또 1453원을 찍은 상황이다.
대부분 산업계가 긴장감을 보이는 가운데 특히 수입차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달러가 오를수록 수익이 늘지만, 해외에서 차를 사오는 수입차의 경우 그 반대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불경기로 인해 올해 수입차 판매가 전년 대비 1.7% 줄어든 상황에서 이러한 악재는 더욱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같은 수입차 업계에서도 타격의 세기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수입차 기업들은 원화로 차량을 들여오고 있어 큰 영향이 없지만 달러로 차를 수입하는 곳들은 직격탄을 맞을 위기기 때문이다.
특히 잘 나가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가 원화결제 시스템을 운영 중인 반면 부진한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브랜드들은 달러 구매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이들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11월 누적 기준 BMW, 벤츠는 각각 6만7250대, 5만9561대로 압도적 판매량 보였다. 토요타도 렉서스와 합산하면 2만1463대로 준수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강달러의 직격탄을 맞는 미국 브랜드는 GM(쉐보레 기준) 1382대, 포드 3484대, 스텔란티스(푸조, 지프) 3237대로 현저히 떨어지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렇듯 양극화가 이미 심해진 상황에서 고환율이 지속된다면 달러로 수입하는 브랜드들은 차량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차량 가격이 오른다면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고 판매량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환율 오름세가 수입사에 주는 비용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미국에서 3만 달러인 차량을 1300원 환율로 수입하면 3900만원이지만, 최근 환율인 1450원을 적용하면 4350만원으로 훌쩍 뒨다. 제아무리 글로벌 기업이라도 이러한 급등세엔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이미 잘 팔고 있는 BMW, 벤츠, 토요타는 고환율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아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수입차 업계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고환율로 현재 수입차 업계가 내년도 사업계획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브랜드마다 상이한 결제시스템으로 인해 타격의 크기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