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관 열고 조합원 설득 나서···서로 날선 홍보전
다음달 18일 시공사 결정 앞두고 과열 양상에 용산구청 ‘경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다음달 18일 예정된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놓고 자존심을 건 혈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 24일 서울 이태원 인근에 나란히 한남4구역 재개발 홍보관을 열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그대로 옮겨 놓은 180분의1 모형을 선보였다. 원형 주동 'O타워'를 비롯해 X·L형 등 단지 설계를 직접 볼 수 있는 모형도도 마련했다. 사업 제안 내용이 담긴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영상존도 있다.
현대건설은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마련했다. 입구 로비에서부터 대형 액정표시장치(LED)를 마련해 '디에이치 한강'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또 8m에 달하는 커뮤니티 천장고와 2.7m의 세대 천장고를 실제로 구현했다. 수전, 매직 글라스 등도 마련했다.
두 회사는 홍보관에서 별도의 설명·상담 공간을 구성해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업 조건 등을 두고 서로 비방하는 등 과열 조짐도 보이자 용산구청이 개입해 홍보 활동 자제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홍보관 운영이 이번 수주전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이미 양측이 조합원들을 유혹하기 위한 카드를 대부분 꺼낸 상태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다음달까지 총 4차례 합동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합은 같은 달 18일 총회를 개최하고 최종 시공사를 결정한다.
삼성물산은 조합원들에게 △분양수입 1583억원 △금융비용 1185억원 절감 △세부 공사항목 120억원 우위 등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전체 약 2900억원, 조합원 세대당 2억5000만원에 달하는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목표다.
삼성물산은 또 '100% 한강조망권 확보'를 포인트로 삼았다. 한강조망 가능 곳을 1652가구로 극대화해 조합원 1166명 모두에게 이를 선택할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필수사업비와 사업촉진비를 포함한 약 3조원 규모 전체 사업비를 직접 조달하고 'CD + 0.78%'의 고정 금리를 제시했다.
여기에 공사비 인상에 따른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착공 전까지 물가 변동에 따라 예상되는 공사비 인상분에 대해 최대 314억원까지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 공사계약서에 실착공일은 이주가 완료된 날로부터 9개월 이내로 명시했다. 공사이행확약서를 제출해 공사 중단이나 지연 없이 준공기한까지 공사를 완료할 것을 확약했다.
현대건설은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앞서 △총 공사비 1조4855억원 △사업비 전액 CD+0.1% 책임조달 △총 공사 기간 49개월(본 공사 기간 43개월) △아파트·상가 미분양시 100% 대물변제 등 조건을 제시했다.
특히 공사비의 경우 조합이 제시한 예상치(1조5723억원)보다 868억원 절감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합원당 부담금을 약 7200만원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또 책임준공 확약서, 사업비 대출 금리 확약서, 아파트·상가 대물인수 확약서, 공사도급계약 날인 확약서, 대안설계 인·허가 책임 및 비용부담 확약서 등 주요한 조건들을 추가한 5대 확약서를 날인해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한남4구역 수주 경쟁이 이미 국내 시공평가능력 1·2위 업체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졌다고 본다. 두 회사가 서울 지역 정비사업지에서 정면승부를 벌이는 것은 2007년 동작구 정금마을 이후 17여년만이다.
한남4구역이 몇 안되는 한강변 대형 단지라 상징성이 크다. 총공사비가 1조5000억원을 웃도는 대어다. 게다가 한남뉴타운에 '깃발'을 꽂으면 앞으로 본격화될 압구정, 여의도 등의 정비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새해 첫 대형 정비사업 수주를 누가 하느냐라는 타이틀도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