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글로벌과 운영·관리 역할분담 ‘리더십 강화’
실적 둔화 타개 위해 전통 디저트 중심 수출 집중
日·美 이어 유럽·동남아 공략 ‘내수 의존 줄이기’
대표 투톱 체제를 구축한 SPC삼립이 한 자릿수 대 수출 규모 확장을 위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인사 개편을 통한 조직 효율성 제고와 함께 강점인 K-간식 위주로 판로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PC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범수 SPC삼립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 황종현 사장과 함께 주력 계열사인 SPC삼립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황 사장은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사업 등 중장기 사업을 전담하고, 김 신임 대표는 사업 운영과 내부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구조로 개편한다.
업계는 이번 리더십 강화로 SPC삼립이 대내외 업무별 역할을 분담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연매출 목표치로 4조원을 내걸었지만 외형 성장이 부진한 만큼, SPC삼립이 새 리더십을 바탕으로 신기록 달성에 재도전할 것이란 평가가 뒤따른다. 올 1~3분기 연결기준 SPC삼립 매출은 2조52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줄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인사 키워드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제시한 만큼 성장 밑거름으로 해외 수출 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현재 SPC삼립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2%에 그치는 터라, 높은 내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주력인 베이커리 제품 중심으로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56개국에 삼립호빵·약과·찜케익·생크림빵 등 총 320개 품목을 수출하고 있는데, 최근 3년 간 수출 규모만 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양산빵 대비 비교적 유통기간이 긴 약과 등 전통 디저트 판로를 넓히고 있다. 올 8월에는 일본 대형 잡화점인 돈키호테 620개 점포에 입점했으며, 10월에는 미국 코스트코 매장 200곳에 제품을 선보였다. 미국 초도 수출 물량인 150톤(t)을 포함해 약과 최대 수출량도 기록했다.
시장 트렌드를 고려해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한다. 내년 상반기 중 수출 전용 제품 '한입 꿀떡'을 미국·유럽·동남아시아·중동 등에 수출한다. 해외 소비자 사이에서 시리얼처럼 꿀떡에 우유를 부어먹는 취식 방법이 유행하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수출 강화에 나선만큼 생산량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일각에선 SPC삼립이 해외 첫 제조시설을 구축해 현지화에 나설 것이란 풍문도 돌았지만, 기존 국내 생산공장 설비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SPC삼립이 보유한 생산 공장은 충북 청주공장·경기 시화공장 두 곳이다. 이 가운데 충북 청주공장에 1000억원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오는 2026년 11월까지 베이커리 라인을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내년 수출 규모를 올해 대비 20% 늘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미국 중심으로 국가별 시장에서 삼립 브랜딩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반을 마련하고, 호빵·호떡·약과를 앞세워 매출 신장과 거래 확대에 시너지를 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