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수 혼입사고’ 이미지 실추에 신뢰 회복 급선무
내외부 출신 신임 대표 선임…역량 안배로 전문성↑
김선희 부회장 “효율성 중심 사업 추진·체질 개선”

▲서울 종로구 소재 매일유업 사옥. 사진=매일유업
대내외 위기 상황에 봉착한 매일유업이 '쓰리톱' 체제로 전환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역량 안배를 통해 생산·품질관리 문제로 시험대에 오른 책임경영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효율성에 역점을 두고 차분한 시각으로 사업 추진에 나설 모양새다.
8일 매일유업에 따르면, 지난 2일자로 기존 이인기 운영총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곽정우 사업총괄 최고커머스책임자(CCO)를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기존 2인 각자 대표체제에서 김선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매일유업의 대표 체제가 변경된 것은 2023년 3월 이래 1년 9개월 만이다. 김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던 김환석 사장은 일신상의 사유로 자리에서 내려온 상황이다.
새 체제 출범과 함께 매일유업이 공개한 선임 배경 키워드는 “책임경영 강화"다. 최근 매일유업은 광주공장에서 제조한 일부 매일우유 오리지널(멸균) 200㎖ 제품에서 세척수가 혼입되는 사고가 발생해 큰 질타를 받은 터다. 이에 따라 당면 과제인 '신뢰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풀이된다.
크게 운영 총괄과 기업가치 극대화 업무로 세분화해 전문성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1970년생인 이 대표는 매일유업 입사 후 마케팅·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력을 바탕으로, 품질·안전과 연구개발, 생산물류, 경영관리 등 운영 전반을 이끌 예정이다.
1972년생의 곽 대표는 영업·마케팅 역량을 발판으로 손익(P&L) 책임자로서 실적 극대화를 초점으로 사업 전략 수립·실행에 무게를 둘 계획이다. 지난해 1월 매일유업에 합류한 곽 대표는 CJ제일제당, 이마트, 신세계푸드 등을 거친 유통통으로 평가 받는다.
신임 리더십을 중심으로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한편, 김 부회장의 경우 기존대로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 전략사업과 글로벌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인사·경영 혁신 차원에서 조직문화와 인재육성 등도 담당한다.
다만, 김 부회장은 올 들어 내부적으로 공개한 신년사에서 “올해 비상 경영을 실시한다"고 알린 만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더욱 신중을 기할 모양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통상규제 강화와 국내 정세 혼란까지 맞물리면서, 환율 변동으로 수익구조 압박이 심화되는 등 각종 변수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성장이 부진한 본업인 우유 대신, 계열사들을 통해 전개하는 디저트·성인영양식·외식사업 등 사업 다각화에 더욱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엠즈씨드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지난해 말에는 중식 레스토랑 '크리스탈 제이드'의 신규 점포 여의도 IFC몰점을 개장했다. 15년 만에 '콤팩트 캐주얼'이라는 새 콘셉트를 적용한 매장으로, 타 매장 대비 저렴한 가격대로 가성비를 앞세웠다. 이 밖에 올 상반기 중으로 '샤브 상하'라는 신규 외식 브랜드 출시도 앞뒀다.
기존부터 추진해 온 사업 전략은 유지하되 경쟁력 없는 사업의 효율화 작업도 실시한다.
김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효율이 나오지 않는 사업과 투자, 자산에 대해 재평가하고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효율화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업무와 프로세스, 시스템 차원에서도 효율성 위주로 체질 개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체질개선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