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00대 팔겠다던 마세라티, 한국 법인 설립에도 반등 실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06 11:21

마세라티 지난달 12대 판매 그쳐
코리아 설립 이후 판매량 더 하락

마세라티 뉴 그란투리스모 원 오프 프리즈마. 사진=이찬우 기자

▲마세라티 뉴 그란투리스모 원 오프 프리즈마. 사진=이찬우 기자

마세라티가 한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법인인 마세라티코리아를 출범하며 시장 반등을 선언했지만, 올해 초부터 더욱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6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 '1월 신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12.5% 감소한 12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마세라티코리아 출범 이전보다도 낮은 판매량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7월 마세라티는 연이은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 법인 '마세라티코리아' 설립을 결정했다. 기존 총판 수입 판매 방식을 버리고 한국 시장 공식 출범을 통해 이탈리안 럭셔리 모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마세라티코리아는 출범 이후 미디어 행사를 확대하고 신차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2024년 신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지난해 한국 시장서 252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대비 42.2% 감소한 수치다. 한국 법인 설립에도 지난해, 올해 모두 판매량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창립 110주년 행사에서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코리아 총괄이 “2025년까지 한국 시장에서 600~7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으나, 현재까지의 성적은 그 목표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업계에선 마세라티의 부진 요인으로는 기존의 인기 모델이었던 기블리와 르반떼의 판매 중단이 꼽는다. 또 마세라티 브랜드 이미지가 한국 시장에서 약화된 데다, 연두색 번호판 도입으로 인해 고가 수입차의 법인 명의 구매가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적극적인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던 모델을 단종하는 등 판매 전략의 실패가 뼈아프다는 분석이 나온다.


악화된 국내 시장 이미지도 심각하다. 그간 마세라티는 비싼 유지비와 어려운 부품 수급으로 인해 신차값 대비 저렴한 가격에 중고 시장에 유통돼 왔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다 보니 차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카푸어'들의 인기 차종으로 꼽히게 됐다. 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타는 차'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법인차의 사적운용을 막기 위해 8000만원 이상의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 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럭셔리카의 경우 약 80%가 법인 명의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마음 편하게 구매할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에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는 전년 대비 20% 하락하며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동급 브랜드로 평가되는 포르쉐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297대 팔리며 수입차 판매 순위 8위에 올랐다. 이로 인해 마세라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살아남기 위해선 매력적인 신차와 양질의 AS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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