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IDENT TRUMP MEETS PRIME MINISTER ISHIBA](http://www.ekn.kr/mnt/file_m/202502/rcv.YNA.20250208.PUP20250208001201009_P1.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UPI/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이 전 세계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부터 피난처 역할을 하는 아시아 시장들이 지목돼 관심이 쏠린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취임 첫 3주 동안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수많은 관세 발표로 미 국채에서 석유, 비트코인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며 “아시아 투자자들은 급증하는 무역 갈등으로부터 상대적인 보호를 제공하는 자산을 찾아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협상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관세가 발표되는 시점부터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처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영국 자산운용사 애버딘의 루이스 루오 다자산 투자솔루션 총괄은 “트럼프 2.0의 플레이북은 변동성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작년보다 위험자산을 덜 선호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발표 등에 따른) 갈등 고조, 보복조치, 협상, 갈등 완화 등의 단계가 무한으로 반복되고 이는 수많은 소음과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일 혹은 11일부터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최근 예고했다. 그는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 때 기자들 앞에서 상호 관세를 세계 각국에 부과하겠다면서 “한 나라가 우리에게 얼마를 지불하거나 얼마를 부과하거나, 우리가 똑같이 하는 방식이다. 매우 상호주의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공정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장벽'이 매우 낮은 축에 속하는 미국이 주로 자신들보다 관세 장벽을 높게 쌓은 무역 상대국에게 '당신들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우리도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 규모를 기준으로 관세 부과의 '타깃'을 찾는다면 한국은 우선적 고려 대상군에 포함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스타트업 딥시크가 촉발한 중국 인공지능(AI) 테마, 배당성향이 강한 호주와 싱가포르, 거대 내수 기업이 많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이 투자자들이 현재 선호하고 있는 아시아 투자처라고 소개했다.
실제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에서 다양한 AI 모델들이 잇따라 출시될 것이란 기대감에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는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기술적 강세장에 진입했다.
DBS은행의 조앤 고 선임 투자 전략가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주식은 거래하기 어려웠지만 숨겨진 보석이 많다"며 “딥시크 덕분에 중국의 기술력에 대한 관심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 성향이 강한 싱가포르와 호주 기업들도 주목을 받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두 지역에서 배당주 위주로 구성된 지수가 지난해 15% 올랐는데 이는 광범위한 주식 바스켓 수익률인 12%를 상회했다.
또 향후 12개월 동안 싱가포르 벤치마크 지수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은 4.9%, 호주의 경우 3.4%로 예측됐는데 이는 MSCI 아시아 태평양 전체인 2.5%를 웃돈다.
이와 함께 자산운용사들은 내수시장이 크고 수출 의존도가 낮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 투자하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지목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계 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은 각각 21.9%, 21.8%로 집계, 세계 전체(29.3%)를 하회했다.
이중 인도의 경우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 높은 실질금리 등으로 인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매뉴라이프의 머레이 콜리스 최고투자책임자가 주장했다. 그는 또 “무역적자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에서 미국이 인도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낮다"고 부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국채는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약 6.8%의 수익을 안겼다. 같은 기간 신흥국 전반의 채권 가격은 2%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자동차 관세와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9일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9일 오전 NHK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방위비 증액 요구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없었다"며 “그것은 일본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가 됐다"고 이번 회담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