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인하 ‘태클’…금산분리 규제 여전
美 ‘동결’ 韓 ‘인하’, 금리 차 따른 환율 우려 야기
![나광호](http://www.ekn.kr/mnt/file_m/202502/news-p.v1.20250211.e8e290a1bcb8477eaefce46941d66ae8_P3.jpg)
▲나광호 금융부 기자
4대금융(KB국민·신한·하나·우리) 뿐 아니라 BNK·JB 등 지방금융그룹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또다시 '이자장사'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의 고충을 외면한다는 이유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금리 인하폭을 가산금리에 '충분히' 반영하라고 발언하는 등 금융당국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다수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이같은 지적은 타당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은행들도 할 말이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융지주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비롯한 주주환원 강화 등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밝혔음에도 주가가 악영향을 받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의 이자이익 확대가 가계와 기업향 대출이 불어난 것에 기인한다는 점도 돌아봐야 한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등을 이유로 사실상 대출금리 인하를 막은 탓에 별다른 선택지도 없었다. 그렇다고 대출금리를 올리면 2금융권을 넘어 카드론을 비롯한 '급전'에 손을 대는 금융소비자들이 불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연체율 상승세 지속에 따른 고민을 안게 된다. 실제로 최근 신용카드 연체율은 '카드 대란' 이후 최고 수준이다. 증권가에서 금리 인하시 연체율이 낮아져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 지경이다.
비이자이익 감소도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일각에서는 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 급등이 이뤄졌다고 토로하지만, 환율은 11월 중순부터 이미 1400원대로 진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미국의 선방,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통상 갈등 격화 등이 반영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비기축통화국인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보다 1.5%포인트(p) 가량 낮았으니 외환(FX) 손실은 피할 수 없었다.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펴면서도 금리 인하 필요성에 공감하는 상황이면 향후에도 고환율 관련 리스크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은행의 '주력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결국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사격이 필요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에 밀려 기대치를 밑도는 개혁이 이뤄진 것은 아쉽지만, 최근 금융지주가 보유 가능한 비금융회사 주식이 5% 이하에서 15%까지 높아지는 등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