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1위’ 증명한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자산운용 능력 앞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11 18:10

삼성생명, 지난해 순이익 업계 1위 기록
화재보다 1800억원 앞서…투자에서 성과

배당액 기준도 1위, 향후 자본 악화엔 ‘긴장’
올해 시니어사업으로 수익성 확대 예상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이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맏형' 자리를 굳건히 했다. 최근 삼성화재가 큰 성장세를 보이면서 한 식구 간 경쟁구도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업계 1위다운 수익성 실현과 함께 자산운용능력 등에서 삼성화재를 앞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간 순이익으로 삼성화재 따돌렸다…돋보인 자산운용 관리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1.1% 늘어난 2조2602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서비스손익 개선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이 증가한 결과다.


앞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리 스프레드 확대로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감소해 삼성생명의 투자손익이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홍 사장이 자산운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면밀하게 관리해온 만큼 이런 전망과는 다른 결과치를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취임 후 밝힌 신년사에서 홍 사장은 “우리 회사 미래 성장의 핵심은 자산운용이다"며 “금융 관계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운용사 지분 투자의 질과 양, 그리고 속도를 높여 글로벌 종합자산운용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홍 사장 취임 후인 지난해 3분기 삼성생명 운용자산이익률은 일반계정 기준 3.12%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0.11%p 상승했다.


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강화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홍 사장 취임 후 신계약 CSM 중 건강 CSM 비중이 지난해 1분기 53%에서 3분기 62%로 증가했다.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삼성화재와의 경쟁에서도 승리했다. 연간 성적표를 열어보니 1800억원 이상 앞서가며 삼성생명이 보험업계 1위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삼성화재는 작년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4.0% 증가한 2조767억원을 기록했다. 손보업계를 통틀어 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유일한 사례로, 여전히 삼성화재의 성장세는 적지 않으나 이보다 높은 수익성을 시현한 것이다.


지난 상반기까지는 삼성화재가 삼성생명의 수익성을 추월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실적을 비교해보면 지배주주 연결 순이익 기준 삼성생명이 1조3684억원, 삼성화재가 1조3124억원을 기록해 당시 순이익이 500억원 가량 차이로 좁혀졌다. 신계약 CSM도 각각 1조6461억원, 1조6383억원을 기록해 삼성화재가 삼성생명의 수준을 근소한 차이를 두고 따라잡았다.




홍 사장이 지난해 초 삼성생명 수장 자리에 앉으며 이후 나타낼 실적 개선세를 두고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지난 2023년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과 서로 자리를 교체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배당 규모도 삼성화재 소폭 앞서…향후 킥스 관리엔 '긴장'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생명, 삼성화재.

해약환급준비금 영향으로 업계 내 주주환원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배당금과 관련한 정책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삼성생명은 수익성에 따른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을 결정해 지난 6일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 8081억원, 1주당 4500원의 결산 배당을 결의했다. 배당 총액도 삼성화재를 소폭 앞섰다. 삼성화재는 앞서 8077억원의 배당 총액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38.9%로 전년(37.4%) 대비 1.5%p 높아졌다.


다만 자본적정성이 악화되면서 홍 사장이 보다 면밀한 자본 관리에 나서야 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생명의 킥스비율은 193.5%를 기록했다. 2023년 2분기 223.5%를 나타낸 뒤 5개 분기 연속 하락하다 처음으로 200% 선이 무너졌다. 배당가능이익 확보를 위한 금융당국의 최소 킥스비율 권고치인 200%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삼성전자 주가 하락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에 따른 영향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 건전성 방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사로서 요구자본량이 중소형사보다 큰 편이기에 당장 자본성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도 쉽지 않다.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평가손실이 확대되면 지금보다 주식위험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에 홍 사장이 지난해와 같이 보험계약마진(CSM) 확대 등에 매진하며 부가적인 부분을 통한 상쇄로 자본적정성을 방어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혁신적인 상품 판매를 위해 새로운 먹거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해부터 시니어사업을 새로 주력할 먹거리로 점찍고 빠른 시장 선점을 대비하고 있다. 올해 청사진으로는 헬스케어, 신탁, 시니어 비즈니스 등의 진출을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조직개편을 통해 시니어 사업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시니어리빙 TF'를 '시니어 비즈(Biz)'팀으로 격상하는 등 요양사업을 신진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홍 사장은 “고객 생애의 전반, 나아가 사후까지 연계해 관리하는 트렌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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