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리스’ 대세라는데···복합기·프린터 신제품 출시 ‘봇물’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20 15:19

시장 규모 178만대→50만대 ‘급락’···고부가가치 산업용 수요는 ‘건재’

캐논·HP·엡손·브라더·후지필름 등 공세 강화···사무실용 B2B 시장 공략도 활발

캐논코리아가 19일 출시한 대형 잉크젯 프린터 'PRO-310' 이미지.

▲캐논코리아가 19일 출시한 대형 잉크젯 프린터 'PRO-310' 이미지.

페이퍼리스(Paperless) 국면을 맞아 국내 복합기·프린터 시장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신제품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반 가정용 판매는 급감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B2B 수요는 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복합기·프린터는 구동 방식에 따라 레이저와 잉크젯으로 나뉜다.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를 보면 국내 판매 규모는 2020년 180만여대, 2022년 90만여대, 지난해 50만여대로 꾸준히 감소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택근무 등으로 급증했던 소형 제품 수요가 사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객 수는 줄었는데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국내 점유율 1위 캐논코리아는 지난 19일 대형 잉크젯 프린터 'imagePROGRAF PRO-310'과 포토 잉크젯 프린터 'PIXMA PRO-200S' 신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풍부한 색채 표현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개선해 사진작가 등이 사용하는 고품질 제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캐논코리아는 지난 10일 가정용 잉크젯 복합기 'PIXMA MG3090 화이트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엡손은 주력 잉크젯 프린터 'EM-C800'의 파생 모델을 계속해서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엡손은 업계 최초로 프린터 헤드 무상보증 서비스 기간을 6년까지 지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초고속·고해상도 컬러 라벨 프린터 'CW-C8040'을 내놨다. '엡손 ColorWorks' 라인업 최신 모델로 초당 최대 300mm 인쇄가 가능하다.


한국후지필름BI가 19일 출시한 디지털 인쇄기 '레보리아 프레스' 이미지.

▲한국후지필름BI가 19일 출시한 디지털 인쇄기 '레보리아 프레스' 이미지.

한국후지필름BI는 전날 특수 토너를 탑재해 더욱 풍부한 컬러 표현이 가능한 고품질 디지털 인쇄기 '레보리아 프레스'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레보리아 시리즈는 고해상도 인쇄 품질과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최적화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라인업은 상업 인쇄 특화, 사무실용 등으로 세분화했다.




브라더코리아는 최근 국내에 '4세대 무한잉크복합기 시리즈'를 내놨다. 1장당 인쇄 비용을 줄이고 제품을 어디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듀얼밴드 와이파이'를 추가했다. 자동으로 노즐을 청소하는 '셀프클리닝' 기능도 장착했다. 브라더코리아는 G마켓·옥션이 공동 주최하는 '디지털가구 빅페스타' 프로모션에 참여해 신제품을 최대 23% 할인해 판매하는 등 판촉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기업들이 복합기·프린터 신제품을 쏟아내는 이유는 산업용·B2B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IDC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프린터 시장 판매 규모는 2022년 이후 반기 3000~4000대 가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출하량은 3000여대였다. 건설·광고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캐드와 그래픽 프린터를 포함한 대형프린터(LFP) 시장이 전체 산업용 프린터 시장의 85.1%를 차지했다.




사무실용 등 B2B 제품도 교체주기에 따라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B2B 프린터·복합기는 친환경이나 유지비 절감 등 장점을 내세우고 개인·가정용은 라벨 프린터 등 특화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해당 분야에 강점을 지닌 일본 기업들이 자국 내수 시장 포화로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은애 IDC 선임 연구원은 연구분석 보고서를 통해 “산업용 프린터 시장에서 디지털 기술 도입은 플랜 단계를 넘어 이미 실행 단계를 거치며 아날로그 프린팅과 융합되고 있다"며 “향후 산업 전반의 디지털 인쇄 도입은 기업 간 전략적 협업 다각화 기회를 제공하며 출력 생태계를 계속 확장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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