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재택근무 자취 감추나···‘원격 근무’ 사용자 2년 새 42%↓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18 15:15

8개사 재택근무 3만8606명→2만2494명

삼성전자 8063명에서 2064명으로 급감

1번 이상 이용 모두 집계, 체감도 더 낮아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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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업무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전후로 유행하던 원격근무제 사용자 수가 대부분 기업에서 줄어들고 있다. 업종 특성상 생산직 인원이 많은데다 직원들 호응도 저조한 탓에 '재택근무'가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주요 전자기업 7개사의 원격근무제 사용자 수는 2022년 3만8606명에서 지난해 2만2494명으로 41.7% 줄었다. 같은 기간 이들 회사의 총 직원 수(기간제 포함)는 23만5608명에서 24만1146명으로 소폭 늘었다. 이에 따라 원격근무제 사용 직원 비중은 16.3%에서 9.3%로 감소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 원격근무 이용자가 8063명에서 2064명으로 빠졌다. 2022년에는 직원의 6.6%가 해당 제도를 활용했지만 작년에는 1.6%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원격근무제를 공식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LG전자에서는 2022년 3780명이었던 원격근무제 사용 직원이 지난해 2815명으로 줄었다. 비중도 10.9%에서 7.8%로 변경됐다. 같은 시기 LG디스플레이 소속 제도 이용자는 1만1774명에서 7247명으로 변경됐다. LG이노텍 내에서 원격근무를 경험한 이는 7076명에서 2745명으로 61.2% 급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7913명에서 7623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주요 전자 기업 원격근무제 사용자 추이 및 전체 직원 현황

업계에서는 재택근무를 포함해 실제 원격으로 일하는 직원이 통계보다 훨씬 적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1년 중 하루라도 제도를 사용해도 '사용직원'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일시적인 사정으로 재택근무를 할 뿐 해외에 거주하며 정기적으로 원격근무를 하는 사례 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시기를 떠올려보면 지금과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며 “(현재는)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갔지만 필요한 때 원격근무제를 활용할 수는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재택근무가 줄어드는 현상은 이미 예견된 상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2023년 9월 실시한 '상위 5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 31곳 중 58.1%가 '재택근무 시행 중'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시행한 적이 없다'는 기업이 3.2%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용률이 당시에도 크게 감소했던 셈이다.




해당 조사에서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기업 가운데 61.9%는 '필요 인원을 선별하거나 개별 신청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했다. 재택근무를 축소 또는 중단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였냐는 질문에는 '반대가 거의 없었다'는 응답이 50.0%로 가장 많았다. '일정 부분 반대가 있었지만 정도가 강하지 않았다'고 한 기업은 36.7%, '강한 반대가 있었다'고 한 기업은 10.0%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원격근무제에 대한 직원 호응이 저조해 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생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이 많아 제도 활용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소비자 물가가 오르며 사내에서 점심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떠올랐다. 본사 소속 인원들의 경우에도 소통 불편과 사내 분위기 변화 등으로 재택근무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전자기업 직원은 “원격근무를 활용할 수 있다 해도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여헌우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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