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통화 강세로 주식에 13조 뭉칫돈…글로벌 투자자들 순매수 행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11 11:45

글로벌 투자자들, 지난 3주간 亞주식에 13조원 순매수…작년 3월 이후 최장 기간

Financial Markets Wall Street

▲트레이더(사진=AP/연합)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시아 주식에 대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난 3주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 주식을 96억4000달러어치(약 13조4911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그 결과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일본 제외)는 지난 1개월 간 16%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MSCI 세계 지수가 8% 가량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특히 취약한 지역으로 거론됐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태 국장은 지난달 IMF에서 개최한 아태 지역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미국의 관세와 관련해 “아태 지역은 관세 충격에 크게 노출됐으며, 다른 지역보다 그 충격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시아가 관세 충격에 더 취약한 이유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매우 개방되고 상품 교역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더 많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세 전쟁의 여파로 미국 성장이 꺾일 것이란 우려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아시아 통화가치가 급등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달 2일 이후 달러 대비 대만달러 환율은 9% 넘게 급락했고 한국 원화, 싱가포르달러, 말레이시아 링깃 환율도 3% 넘게 하락했다.




이같은 아시아 통화 강세는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데 있어서 매력적인 요인으로 다가온다. 달러 기반 투자자들에게 총수익률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수레쉬 탄티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반적으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일 때마다 이 지역으로 자본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며 “아시아 통화 가치 상승률이 한 자릿수(2~9%)를 유지하는 한, 주식 시장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피닉스 칼렌 신흥시장 리서치 총괄은 “단기적으로 아시아 통화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달러화 자산을 축소하는 지속적인 리밸런싱, 미국과 아시아 교역국 간 무역협상 기대감, 관세 협상에서 아시아 통화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포지셔닝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여파로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아시아 신흥국 기업들보다 악화될 것이란 관측도 해외 투자자들의 아시아 주식 순매수 요인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현재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신흥국 기업들의 총 실적은 7% 감소하는 반면 미국 기업들의 감소율은 10~15%로 추산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교역국과 협상 전망 등이 불확실한 만큼 아시아 증시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라지브 바트라 전략가 등은 “신흥국은 경기침체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며 “거시경제적 둔화에 대한 규모와 범위에 대한 가시성이 더욱 확보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신흥국 시장 랠리를 쫓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전쟁 완화의 최대 수혜지역이 아시아로 지목되는 만큼 지금이 아시아 주식의 매수 적기라는 반론도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마켓의 티모디 그라프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거시경제 전략 총괄은 “이 지역이 기회의 땅이라고 본다"며 “이 지역은 오랫동안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낮아 저평가되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및 지역 성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 상당한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