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2024년 아프리카 기후 현황 보고서’ 발표
지난해 아프리카 역대 두번째로 더워, 가뭄·홍수로 식량피해 극심
북아프리카 기온 평균 대비 1.28도 높아, 지구온난화 급속도

▲가뭄으로 갈라진 땅. 세계기상기구
지난해 지구온난화로 아프리카의 식량위기가 얼마나 실제 심각했는지를 집계한 분석자료가 나왔다.
남아프리카에서는 가뭄으로 짐바브웨의 곡물수확량이 평균 대비 절반 이상, 북아프리카에는 모로코가 곡물수확량이 42% 감소했다. 반대로 동·서·중앙아프리카는 홍수가 발생해 수백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농경지가 파괴됐다.
기후위기가 아프리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만큼 이를 대비하기 위한 국제협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세계기상기구(WMO)의 '2024년 아프리카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 지역은 역대 두번째로 더운 날씨로 식량피해가 극심했다고 조사됐다.
남아프리카에서는 말라위, 잠비아, 짐바브웨 지역은 20년여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남아프리카의 총 곡물 수확량은 5년 평균보다 16% 낮았고,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경우 각각 43%, 50% 낮았다. 아프리카 최대의 인공 저수지인 카리바 호수의 수위는 낮아지고 수력 발전량은 줄어 장기간 정전과 경제적 혼란이 발생했다.
북아프리카도 가뭄으로 3년 연속 평균보다 적은 곡물 수확량을 기록했다. 모로코의 지난해 곡물생산량은 5년 평균보다 42%, 수단에서는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동아프리카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이례적으로 폭우가 내려 케냐, 탄자니아, 부룬디에 심각한 홍수가 발생해 70만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같은해 10월부터 12월까지는 강우량이 평균 이하라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케냐에서는 홍수로 인해 3만마리 이상의 가축이 죽고 17만헥타르의 농경지가 파괴됐다.
서·중앙 아프리카는 홍수로 400만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그 중 나이지리아, 니제르, 차드, 카메룬 및 중앙 아프리카 공화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였다.
보고서는 극심한 기후변화가 아프리카의 기아를 심화시켜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아프리카 전역의 평균 표면 온도는 1991~2020년 장기 평균보다 약 0.86°C(도) 높았다. 북아프리카는 가장 높은 온도(1991~2020년 평균보다 1.28°C 높음)를 기록했으며 이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일부 국가는 과도한 강우로 인한 이례적인 홍수에 시달리고 다른 국가는 지속적인 가뭄과 물 부족을 겪고 있다"며 “보고서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기후위기) 영향에 대처하기 위한 공동의 행동을 일으키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