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대우·DL 등 혹서기 특별관리 돌입
냉감조끼부터 이온음료까지…현장 맞춤형 안전대책 강화

▲여름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가 본격적인 폭염철을 앞두고 여름철 대비에 돌입했다. 지난달부터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날이 잦아지면서 주요 건설사들은 현장 근로자를 위한 혹서기 특별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온열질환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산업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 대응'이 새로운 안전관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21일 서울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현장에서 폭염 대비 특별점검과 함께 자체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마시 GO! 가리 GO! 식히 GO!'라는 슬로건 아래 운영되는 '3GO! 프로그램'을 통해 물 공급, 차광, 휴식 등 3대 작업관리 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현장에는 냉방이 가능한 이동형 쉼터를 마련하고, 생수와 아이스팩을 상시 제공해 근로자들이 수시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건설은 이달 1일부터 9월 말까지를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하고, 전국 현장에서 동일한 기준에 따라 근로자 보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기상청의 폭염특보 발효 여부 등 기상 상황은 자체 안전관리 플랫폼 'H-안전지갑'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이 시스템은 근로자들이 모바일로 작업 지침과 휴식 기준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우건설은 '건강한 여름나기 3335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기온이 33도 이상일 경우 '물·그늘·휴식'을 기본 수칙으로 적용하고, 35도 이상일 경우에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옥외 작업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작업 전·중·후에 동료 근로자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게 해, 이상 징후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냉방과 위생, 방역까지 포함한 입체적인 혹서기 대응책을 마련했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구비된 휴게시설을 인원 규모와 성별에 맞춰 분산 설치하고, 샤워실과 탈의실 등 위생시설도 함께 운영 중이다. 온열질환에 취약한 근로자들에게는 아이스조끼, 쿨토시, 아이스팩 등 보호 장비를 지급하고, 수시 섭취가 가능한 위치에 식염, 포도당, 분말형 이온음료 등을 비치했다.
DL이앤씨는 기상청 자료를 기반으로 하루 두 차례 이상 현장 기온을 점검하고, 시간대별 온도 추이에 따라 작업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기저질환자나 고령 근로자의 경우 작업 전 건강 상태를 우선 확인하고, 위험 징후가 감지되면 작업에 배치하지 않는 등 보수적인 대응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불편이 아니라 중대재해법 적용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안전 변수"라며 “선제적 대응을 통해 근로자 건강과 현장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업계의 공통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현장 단위 폭염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부터 전국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열사병 예방 점검을 진행 중이며, 서울시 역시 물·그늘·휴식의 3대 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