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거쳐 수익성 개선·수출 증가세 유지” 목표
곰표 공백 메울 ‘제2의 캐시카우’ 제품 발굴 사활
수제맥주 이어 하이볼 집중, 위스키·음료사업 육성

▲지난 5일 세븐브로이가 출시한 하이볼에 빠진 레몬·자몽 2종. 사진=세븐브로이
최근 경영난으로 법원 문을 두드린 국내 1세대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제맥주 정체성을 유지하되 시장 흐름에 걸맞은 하이볼 등 신제품으로 해외 수출을 강화하고, 위스키·음료 등 신사업 육성을 통해 신규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븐브로이맥주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앞서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달 28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지난해 1월 코넥스(KONEX, 초기 중소기업을 위한 주식시장) 시장 상장 후 1년 6개월 만으로, 수년 간 이어진 실적 부진 끝에 법원에 도움의 손을 내민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회생을 거치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수출 증가 추세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현재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 안팎이나 이를 더욱 넓힐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지난 2021년 403억원을 기록한 세븐브로이 매출은 2023년 124억원까지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85억원으로 두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9억원에서 62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에는 9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수익성 하락 폭이 더 커졌다.
회사가 실적 내리막길을 걷게 된 주된 이유로는 캐시카우였던 '곰표 밀맥주'를 생산·판매할 수 없게 되면서 경영난이 가중된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2020년 대한제분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곰표 밀맥주는 한때 세븐브로이 매출의 97%를 차지할 만큼 매출 효자로 통했다.
하지만 2023년 3월 대한제분과의 상표권 라이선스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돌파구로 자체 브랜드 육성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대체 제품으로 곰 대신 호랑이 캐릭터를 앞세운 '대표 밀맥주' 등도 선보였지만 실적 반등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지난 2월 세븐브로이가 출시한 전통 크래프트 맥주 나로IPA, 같이 2종. 사진=세븐브로이
과거와 달리 국내 주류시장 소비 유행이 수제맥주에서 위스키, 재패니즈 위스키, 하이볼로 이동한 점도 발목을 잡았다. 다만,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세븐브로이도 다양한 하이볼 제품을 생산하며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첫 선보인 '하이볼에 빠진 시리즈' 레몬·자몽맛 출시 후 소비자 호응에 힘입어 이달 파인애플·키위맛 2종도 추가 출시했으며, 현재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수출하고 있다.
동시에 수제맥주 회사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올 2월 출시한 '나로IPA'·'같이' 등 전통 크래프트 비어 출시도 지속하고 있다. 전략 제품인 IP(지적 재산권)상품의 경우 유통처와 소통을 통해 시장 수요를 예측해 제품을 개발, 출시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종합주류기업을 표방하며 신사업으로 점찍은 위스키·음료사업 진출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지난해 위스키 제품 출시를 예고했으나, 현재 저숙성 제품으로 시장에서 제값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추가 숙성을 거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음료사업의 경우 국내 현행법상 음료에 해당하는 논알콜 맥주 위주로 제품 개발,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넌강서·넌한강을 비롯해 대표 논알콜·얼그레이볼, 팝업사이다 등의 자체 제품은 물론, 일부 기업 대상으로 에너지 드링크·논알콜 맥주를 제조자개발생산(ODM) 형태로 납품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는 단계다. 이 밖에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일부 제품에 한해 온라인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스타 제품이 또 나올지 모르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연구개발로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며 “한국적인 맛을 살린 쌀맥주, 인삼주 등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고자 노력 중이며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수출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