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전세가율 45.2%로 7년 만에 최저치
강남3구는 30%대 진입…“전셋값, 집값 못 따라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된 지역…갭투자 진입장벽 높아져

▲서울 강남구(아래)와 한강 이북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 가격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나란히 30%대로 떨어졌다. 전셋값이 집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부동산R114가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 157만 가구(임대 제외)의 평균 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37.1%로 집계됐다. 송파구는 38.4%, 강남구는 39.1%로, 모두 40%를 밑돌았다. 전셋값이 매매가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는 의미다.

▲서울 및 구별 전세가율 추이 (단위:%). 자료=부동산R114
용산구(40.9%)도 낮은 전세가율을 기록했고, 양천구(44.2%), 영등포구(45.6%), 강동구(46.3%), 성동구(46.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금천구로 60.9%에 달했으며, 성북구와 중랑구가 각각 59.5%, 강북구 58.3%, 관악구 57.8% 등을 기록했다.
서울 전체 평균 전세가율은 45.2%로, 2017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17년 초만 해도 70%대를 넘던 전세가율은 이후 집값이 빠르게 오르며 하락세를 이어왔고, 지난달엔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강남3구 전세가율 역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들어 강남권 전세가율 하락세는 더 가팔라졌다. 지난 1월 대비 전세가율은 강남구가 2.8%포인트, 송파구 2.7%포인트, 서초구 2.4%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이는 그만큼 매매가격이 전세 가격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전세가율 하락은 갭투자에 불리한 환경을 만든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줄어들면서 투자자가 감당해야 하는 실투입 자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남3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아예 매수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부동산 시장에선 전세가율 하락을 두고 사용 가치(전세)가 투자 가치(매매)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를 끼고 적은 돈으로 주택을 사들이는 방식이 힘들어지면서 서울 시장은 사실상 현금 위주 투자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