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코웨이 사업 적극 확장···CES 참가기업도 가세
틈새시장 겨냥 기술력 승부수···현지업체 협업 활발

▲쿠쿠가 판매하는 직수 정수기 제품 이미지.
국내 중소 가전업체들이 '세계 최대 소비 시장' 미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 제품 특장점을 살려 틈새 시장을 노리는가 하면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등에 적극 참여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쿠쿠홈시스는 주력 제품인 밥솥을 넘어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하게 확장하며 미국 매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어서큘레이터, 청소기, 커피머신 등 로컬 판매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온라인에서 브랜드 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쿠쿠는 특히 코스트코, 월마트 등 주요 유통사와 협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가전제품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높은 현지 특성을 감안한 조치다. 이를 통해 지난해 미국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2016년 미국에 진출한 코웨이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한국 렌탈 시스템의 '방판 채널' 조직과 시판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는 식이다. 미국 가정환경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메가 시리즈'도 론칭했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4 시카고 가정용품 박람회' 코웨이 부스 전경. 코웨이는 이 자리에서 미국용 공기청정기 신제품 '에어메가' 라인업을 선보였다.
코웨이의 주요 판매 제품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이다. 공기청정기 '에어메가 프로엑스'의 경우 컨슈머리포트 성능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하는 등 제품력도 인정받고 있다.
현지 업체들과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아마존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한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대표적이다. 공기청정기에 아마존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알렉사(Alexa)'를 탑재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1696억원이었던 코웨이 미국 법인 매출액은 지난해 2142억원으로 26% 뛰었다.
청호나이스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얼음정수기 등 고기능성 제품군으로 미국에 진출해 있다. 유총채널 다양화를 시도하고 기술력에 기반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해진다.
세라젬은 안마기기, 뷰티기기, 이온수기 등 다양한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연구개발과 신규사업 투자에 힘을 쏟으며 미국 내 존재감도 키우고 있다. 2022년부터 전략적 투자를 강화해 지난해 매출을 전년 대비 17.9% 늘리는 데 성공했다.
CES 무대를 미국 진출 교두보로 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도 있다. 지난 1월 7~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참가한 한국 기업은 1000여개에 달했다. 미국(1500여개), 중국(1300여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전체 참가 기업은 4500여개였다.
CES 2025 스타트업 전시관이 마련된 베네치안 엑스포 내 유레카 파크에 부스를 차린 스타트업은 1300여개였다. 이 중 한국 스타트업이 600여개로 가장 많았다.

▲바디프랜드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AI 헬스케어로봇을 공개했다.
바디프랜드는 부스에서 나흘간 헬스케어로봇 '733'의 시연 행사를 여러 차례 진행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았다. UCLA 로멜라 로봇연구소장이자 바디프랜드의 글로벌 앰배서더인 데니스 홍 교수가 연사로 나선 특별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솔라리노, 인네이처 등은 소형 담수기, 온실 단열 시스템 등 가전을 앞세워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I·로보틱스 기반 가전 및 디바이스를 앞세운 DeepX, Vernect 등도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한국 중소 가전 기업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대부분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은 성향이 워낙 다양해 특정 제품군을 앞세워 '틈새 시장'을 노리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