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동맹국인 일본에 상호관세 서한을 가장 먼저 발송하면서 무역합의를 압박하고 있지만 일본은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관세 협상을 이끄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8일 기자회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40분가량 전화통화를 갖고 협상을 이어가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무역, 비관세 장벽, 경제·안보 협력 등을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패키지 합의를 모색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완고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양국은 진지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얻고 단계적으로 공통점에 도달해야 한다. 협상가로서 내가 할 일은 가능한 빨리 패키지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을 계기로 마련된 것이 아니라 진행 중인 협상의 일환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25~4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적시한 '관세 서한'을 보내 이를 8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는 무역 상대국들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기존의 7월 9일에서 8월 1일까지로 연장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서한을 통해 공개된 일본의 상호관세율은 25%로, 당초의 24%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다만 미국과 협상에서 8월 1일을 포함해 어떠한 시한도 정하지 않을 것이며 신속한 합의를 위해 농업 부문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쌀 시장 개방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어 “자동차 관세 완화 없이는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할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또한 협상 테이블에 일본측이 새로운 내용을 제시할 여부와 관련,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필요한 모든 의제들이 이미 테이블에 올려졌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이날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에 “일본 정부로서는 안이한 타협은 피할 것"이라며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지켜야 할 것은 지키는 것으로 전력을 다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참의원 선거 투표가 치러지는 정치 일정상 이시바 총리가 당분간 미국에 큰 폭의 양보를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미국과 무역협상이 최종적으로 무산돼 25%의 상호관세가 실제 부과될 경우 일본 경제가 침체로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의 신케 요시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25%의 상호관세로 일본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0.7%포인트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