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전문’ 新 점포 모델 ‘뉴웨이브’ 확대
브랜드 경쟁력 강화 방점, 전담팀 신설·PB상품도
더딘 미니스톱 인수 효과…적자 폭↑, 매장 수↓

▲지난 13일 코리아세븐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개점한 서울 종로구 소재 '뉴웨이브종각점' 내부 전경. 사진=코리아세븐
수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식품뿐 아니라 패션·뷰티까지 취급하는 '특화형' 점포를 늘리면서 실적 반등을 꾀하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올해 중점 추진 전략 콘텐츠로 신규 가맹 모델 '뉴웨이브' 점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웨이브 매장은 일반 점포와 달리 기존 식품, 간편식 외에도 패션·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동구에 선보인 뉴웨이브오리진점을 시작으로 이달 새롭게 문을 연 뉴웨이브종각점까지 총 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연내 두 자릿수까지 뉴웨이브 점포 수를 늘린다는 목표다.
시험무대 격이던 오리진점 개점 후 6개월간 매출이 일반 점포 대비 약 4배 높을 만큼 좋은 성과도 보이고 있다. 기세에 힘입어 올 3월에는 기존 '대전둔산점'을 뉴웨이브 모델로 리뉴얼한 가맹 1호점도 선보였다. 해당 점포의 리뉴얼 전후 매출 차이만 약 30%라는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전국 각지의 거점 위주로 뉴웨이브 모델 가맹화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대전둔산점은 20~30대 유동인구가 밀집된 대전 내 둔산동 메인 거리에 위치해 젊은 층 모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종각점 역시 20~50대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형성한 종각역 인근 오피스·유흥 복합상권에 자리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뉴웨이브 점포 출점 기준은 99㎡(약 30평) 이상의 중형 이상 규모, 3m 이상 높은 층고"라며 “일반 매장에서 뉴웨이브로 전환 시 계약 유형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개 본사가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경영주 입장에서 오히려 좋은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이 패션·뷰티 특화 점포를 선보이는 것은 뉴웨이브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서울 중구 동대문던던점 운영도 병행하고 있다. 두 점포 모두 패션·뷰티 품목을 취급하고, 이와 걸맞은 인테리어를 적용한 점포라는 점에서 교집합을 이룬다.
다만, 동대문던던점은 뉴웨이브 점포 대비 더 많은 패션·뷰티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특히, 전체 점포 면적의 약 10%에 이르는 특화 진열 공간도 갖추고 있다. 뉴웨이브의 경우 이를 차세대 콘셉트 가맹 모델로 적용한 모델로 동대문던던점의 축소 버전인 셈이다.
세븐일레븐이 패션·뷰티 특화형 점포 강화에 공들이는 이유로 업계는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월 패션·뷰티 전담팀(세븐콜렉트팀)을 꾸리고, 올 5월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티셔츠·양말 등을 내놓을 만큼 해당 카테고리 강화에 진심이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적자 행진 탓에 수익성 개선이 급선무인 만큼 특화 점포 확대·PB 상품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하는 배경으로도 지목된다.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의 연간 영업손실은 2022년 124억원, 이듬해 641억원, 지난해 844억원으로 갈수록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22년 코리아세븐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며 외형 확장을 꾀했지만, 도리어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10월에는 창사 최초로 희망퇴직까지 시행했다. 저수익 점포까지 줄이면서 2022년 1만4265곳이던 매장 수도 지난해 1만2152곳까지 감소하는 등 덩치가 쪼그라들었다.
다만, 지난해 미니스톱과 통합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 관련 지출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 올 1분기 코리아세븐 매출은 1조1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줄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손실이 약 26억원 줄어 수익성 회복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올 1분기는 지난해 비효율 점포 정리에 나선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줄었으나,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개선 정책 효과가 가시화돼 영업 손실 폭을 줄였다"면서 “편의점 성수기인 2분기를 기점으로 더욱 긍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