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관세협상 위해 미국행…김정관·여한구 유럽서 ‘막판 총력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29 13:49
출국 전 인터뷰하는 구윤철 부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29일 워싱턴DC로 출국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수행 일정에 맞춰 스코틀랜드까지 동행해 협상하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구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기 위해 인천공항 출국장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조선업과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잘 협의하도록 하겠다"며 “국익을 중심으로 한미 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25일 한미 재무·통상 수장 간 '2+2 통상협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협의 하루 전 미국 측의 취소 통보로 일정이 연기됐다. 당시 미국 측은 베선트 장관의 '긴급한 일정'을 사유로 들었다. 구 부총리는 출국을 1시간여 앞두고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관련 통보를 받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회담은 그간 이어져 양국 통상논의를 막바지 조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 상호관세' 부과(8월1일)를 하루 앞두고 최종 담판하는 성격이다. 베선트 장관은 오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한 뒤 구 부총리와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러트닉 장관을 만나 2차례 협상을 했다. 24일에는 워싱턴DC에서 만났고, 25일에는 그의 뉴욕 자택까지 찾아가 협상을 이어갔다. 이후 이들은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난다는 것을 파악한 뒤 급박하게 스코틀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러트닉 장관이 29일 워싱턴DC로 돌아와 김 장관과 여 본부장도 추가 협상을 위해 워싱턴DC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산업장관은 워싱턴DC에서 다시 만나 한국 측의 진전된 수정 제안을 바탕으로 협상 타결을 도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김 장관은 지난 23일 출국 이후 러트닉 장관과 4번째 협상에 나서게 된다.


구 부총리와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하루 전인 오는 31일 각각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카운터파트를 만나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관세 부과 유예 시한이 끝나기 전까지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를 최대한 많이 만나 양측 간 이견을 절충하는 협상을 이어갈 방침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과의 무역협상 환경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다. 한국보다 대미 무역 규모가 큰 일본·EU가 잇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자국의 시장을 개방하면서 기존(일본 25%, EU 30%)보다 낮은 15%의 관세율로 협상을 타결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15% 관세율이 마지노선이 된 것이다.


일본과 EU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해서도 15% 관세를 일괄 적용받기로 한 점은 한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라는 대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고 에너지·무기 등 미국산 제품을 대량 구매하기로 한 점도 한국 협상단에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이 한국에 40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요구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국 정부는 '1000억 달러+α(알파)'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대미 투자 규모 차이가 최대 3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의 조선 협력을 주요 지렛대로 삼아 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김종환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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