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3개월 만에 통화…시진핑 “건설적 대화”
트럼프 “내년초 방중,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방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도널드 미국 대통령이 내달 한국 경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는 것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이더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금 시 주석과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마쳤다"며 “우리는 무역, 펜타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필요성, 틱톡 매각 승인 등 여러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진전을 이뤘다"고 적었다.
이어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내가 내년 초 중국에 방문하고, 시 주석도 마찬가지로 적절한 시기에 미국으로 오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APEC에서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6월 첫 통화에 이은 2번째 통화이자 올해들어 두 정상간에 이뤄진 3번째 통화다.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긍정적·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미중 정상이 동시에 한국을 찾는 것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만이다. 이에 따라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세계가 주목할 올해 최대의 외교 이벤트로 급부상하게 됐다.
미중 정상이 경주 APEC에서의 회담을 통해 관세 전쟁, 반도체와 희토류 등의 상호 수출 통제, 펜타닐 문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잠재한 군사적 충돌 우려 등을 둘러싼 타협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과 관련해 “시 주석이 승인했고, 서명만 남았다"며 “우리는 합의가 마무리되길 기대하고 있고, 알다시피 틱톡 관련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틱톡의 알고리즘을 누가 소유하냐는 질문에는 “다 해결해 나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매우 강한 지배력을 가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시 주석과 우크라이나 종전도 논의했다면서 “그(시진핑) 또한 종전을 정말로 원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난 그가 이제 우리와 협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러시아의 무기 공장에 필요한 원자재와 이중용도 품목(민수용과 군수용으로 병용될 수 있는 품목) 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틱톡 매각과 관련해선 오라클 등 미국 투자자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80%가량 지분을 보유하는 법인을 설립해 사업권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WSJ은 미국 정부가 지정하는 1명을 포함한 미국인 주도의 이사회를 통해 틱톡을 경영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틱톡은 모회사가 중국 바이트댄스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개인정보 탈취나 해킹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으며, 이에 미국 의회는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틱톡 금지법'을 작년 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틱톡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이 법의 시행을 유예하는 한편 틱톡의 대주주 지분을 미국 기업이 인수하는 방향으로 중국 측과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지난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에 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매각을 마무리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6일 '틱톡 금지법'의 시행 유예 기한을 오는 12월 16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에버코어ISI의 네오 왕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APEC에서의 만남은 국가 방문을 통한 회담보다 기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 내 대규모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다만 틱톡 문제에 대한 논의은 향후 협상에서 다른 이견도 해소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