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세탁기 전쟁 ⑤] “중국산 가전 신뢰 못해···품질·A/S 불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24 16:43

■ 에너지경제-엠브레인, 세탁기 브랜드 14개 소비자 설문조사 (2)

정보유출 불안 53%, 불안해도 가격좋다 32% 차지

낮은 품질 73%, A/S 불편 62% 中제품 인식 좌우

30% 싸다면 美·유럽 37%, 中 36% “구매 의향”

일본 도쿄에 있는 대형 가전제품 매장 '야마다전기' 세탁기 코너에 하이얼 제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일본 도쿄에 있는 대형 가전제품 매장 '야마다전기' 세탁기 코너에 하이얼 제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세탁기

▲자료=에너지경제신문, 마크로밀 엠브레인

중국 세탁기 브랜드들이 글로벌 영토를 빠르게 넓히고 있지만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군림하고 있는 한국시장 공략에는 당분간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 상당수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보안 불안감'을 나타내며 구매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실시한 '국내외 세탁기 브랜드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1%가 중국산 가전의 개인정보 유출 및 보안에 대한 걱정 수준이 '제품 구매를 망설일 정도로 많이 불안하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반면에, '불안하긴 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구매를 망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31.7%, '별로 불안하지 않다'는 12.1%로 나타났다.



중국 세탁기에 대한 인식(중복응답) 또한 '품질이 낮고 금방 고장난다'는 생각을 대답이 73.5%에 달했다. '애프터서비스(A/S)가 불편하다'(62.3%),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가 걱정된다'(40.9%), '디자인이 별로다'(16.3%), '혁신 기술이 부족하다'(14.5%) 등이 뒤를 이었다. '가성비가 좋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이는 38.8%였다.


중국산 세탁기 구매 의향 또한 과반 이상이 '절대 구매하지 않는다'(54.7%)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가격이 30% 이상 저렴하면 구매한다'는 36.4%, '가격이 10~20% 저렴하면 구매한다'는 6.2% 나왔다. 연령대별로는 만 60~79세에서 '절대 구매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60.7%에 이르렀지만 19~29세에서는 44.7%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질문에서 미국·유럽 세탁기 브랜드 구매 의향이 있냐고 묻자 '가격이 30% 이상 저렴하면 구매한다'는 응답이 36.7%로 가장 많이 나왔다. '가격이 10~20% 저렴하면 구매한다'는 28.7%, '절대 구매하지 않는다'는 24.1%였다.


우리나라 가정 내 중국산 세탁기 침투율은 아직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사용 중인 중국산 전자제품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0.6%는 '없다'고 밝혔다. '청소기'(18.9%), '태블릿 PC'(6.7%), 'TV'(4.4%), '스마트폰'(3.9%)을 이용 중인 경우는 간혹 있었다.


세탁기

▲자료=에너지경제신문, 마크로밀 엠브레인

브랜드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알고 있는 세탁기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하이얼(14.9%), 하이센스(7.3%), TCL(5.1%), 메이디(2.9%) 등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하위권을 차지했다. 월풀(30.2%), 제너럴일렉트릭(GE, 27.6%) 같은 미국 브랜드는 물론 파나소닉(20.3%), 도시바(15.1%) 등 일본 제품에도 밀리는 상황이다. 도시바 백색가전 부문은 지난 2016년 중국 메이디그룹이 인수했다.


삼성·LG전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브랜드의 '국적'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어느나라 제품인지 알고 있냐고 물었을 때 'LG전자'(92%), '삼성전자'(88.3%)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의 고향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GE'(21.3%), '월풀'(20.5%), '파나소닉'(15.5%), '일렉트로룩스'(13.6%), '도시바'(13.3%) 순이었다. 중국 '하이얼'(11.9%), '로보락'(8%), '하이센스'(3.5%), 'TCL'(2.8%), '메이디'(1.8%) 등 국적은 잘 모르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세탁기 외 다른 가전 제품 분야에서도 중국산에 일정 수준 벽을 쌓고 있었다. 현재 사용 중인 제품과 성능이 비슷하다고 가정 시 중국 가전을 구매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을 때 '절대 구매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스마트폰(67.2%), 냉장고(60.5%), TV(56.8%) 등 전 분야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중국산 세탁기 대비 국산 브랜드가 지닌 강점으로는 '제품 성능'(40.9%), 'A/S'(35.3%), '브랜드 인지도'(13.7%) 등을 들었다.


한구산과 중국산 가전의 글로벌 시장 내 위상에 대한 시각 차이도 상당했다. 삼성·LG전자의 위상에 대해 물었을 때 '제품력과 품질 모두 최상위권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이가 78.9%였다. '제품력 대비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 브랜드'라고 답한 이는 16.9%, '제품력 하위권 브랜드'라고 생각한 경우는 2.7%에 불과했다.


하이얼, 하이센스, 메이디, TCL 등 중국 업체들에 대해서는 '제품력 대비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 브랜드'(38.2%)와 '가격은 저렴하지만 제품력은 떨어지는 브랜드'(35.9%)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품력 하위권 브랜드'라고 답한 이는 19.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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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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