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대주주 회장 구속 피했지만…직원은 임금체불 ‘부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1.16 14:06

홈플러스, 지난달 분할 지급 이어 이달도 직원 급여 지급 연기 통보
김병주 MBK 회장 구속 기각 직후 연기 통보…노조 “납득 어려워”
긴급운영자금 담은 회생계획안, 구조조정 반발 노조 등 막혀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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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오른쪽)과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구속을 면했다. 그러나 김 회장의 구속 기각 직후 홈플러스 직원들은 이달 급여 지급 연기를 통보받아 대주주 MBK와 김 회장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


◇김병주 회장, 구속심사 들어갈때와 나올때 말 달랐나?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14일 새벽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로서는 최고경영진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지난달 법원에 제출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같은 날 홈플러스가 직원들에게 1월 급여 지급 연기를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병주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급여 지급 연기를 통보한 시점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김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당일인 14일 전 직원에게 보내는 경영진 메시지를 통해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판매물량 부족으로 정상 영업이 불가능한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고 밝히고 “직원 급여만큼은 정상 지급하기 위해 긴급운영자금(DIP)을 마련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이 요구하는 구조 혁신안에 대한 노조의 동의 등 관련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부득이 1월 급여 지급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긴급운영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바로 지급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회장은 13일 영상실질심사에서 홈플러스 회생에 있어 불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 직원 급여의 원활한 지급 등도 거론하며 영장 기각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김 회장이 법원에서는 급여 지급 등 홈플러스의 원활한 회생을 위해 불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마자 급여 지급 연기를 통보한 것은 사실상 구속을 면하기 위해 법원을 속인 셈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안수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법원에서는 임금 지급을 위해 불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해 놓고, 이후 사내 공지를 통해 급여 지급이 어렵다고 알린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에도 직원 급여를 급여일인 19일에 일부만 주고 나흘 뒤인 24일에 나머지를 지급한 바 있다. 전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공과금은 수개월째 밀린 상태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김 회장과 김 대표 등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홈플러스, DIP는 마지막 생명줄…7개 점포 추가 영업 중단도


지난해 인가 전 인수합병(M&A)이 무산된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서 △기업형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분리매각 △긴급운영자금(DIP) 3000억원 확보 △6년 내 41개 점포 구조조정 △인력 구조조정 등의 자구 계획을 밝혔다.


이 일환으로 홈플러스는 지난 14일 직원들에게 공지한 경영진 메시지에서 대전 문화점, 부산 감만점, 울산 남구점, 전주 완산점, 화성 동탄점, 충남 천안점, 세종 조치원점 등 7개 점포의 영업을 추가 중단할 계획도 공개했다.


특히 홈플러스는 매장 매출 감소 등 최근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돼 앞으로 1~2주가 최대 고비인 만큼 긴급운영자금 3000억원 확보 여부가 회생 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홈플러스 노조는 회사측의 일방적 구조조정 계획에 반발하며 대주주인 MBK가 외부 차입 이전에 자구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MBK가 진정으로 회생 의지가 있다면 외부 차입 이전에 자구 노력 차원에서 운영자금을 투입해 임금부터 지급하는 것이 맞다"며 “MBK가 긴급운영자금 대출에 대한 보증만 섰더라도 이런 일(급여 지급 연기)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MBK가 3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 대출 중 10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며 “MBK의 결정이 출발점이 돼 긴급운영자금 대출 협의가 빨리 마무리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과 관련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6일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1차 접수했으며, 추후 채권단 등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관계인집회를 열 예정이다.


법원은 채권단의 동의 여부에 따라 회생계획안의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인가를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담보 채권자)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일반 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홈플러스는 3~5년간의 회생 기간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면 법원은 강제 인가 여부를 결정하고, 법원이 강제 인가를 해주지 않으면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를 폐지하고 파산(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김철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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