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SR 완전 통합 추진…앱·조직·운행체계 하나로
중련운행으로 좌석 공급 두 배 확대…KTX 요금 10% 할인 유지
“철도 공공성 강화” vs 누적부채·노후차 교체 부담은 과제
▲김태승 코레일 신임 사장이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속철 통합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레일 제공
오는 9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SRT 운영사)이 하나의 고속철도 체제로 통합된다. 2013년 SR 분리 이후 13년 만의 재통합으로, 정부와 코레일은 조직·운행·앱·브랜드까지 하나로 묶는 '완전 통합'을 추진 중이다. 통합 이후 고속철도 브랜드는 KTX로 단일화되며, KTX와 SRT를 연결해 운행하는 '중련(重連) 운행'을 통해 좌석 공급 확대에도 나선다.
김태승 코레일 사장은 지난 14일 광주 호남철도차량정비단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9월이면 조직과 운행, 앱까지 통합된 완벽한 통합 체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KTX·SRT 통합의 편의와 효용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이용 체계 일원화다. 현재 KTX와 SRT로 나뉘어 있는 예매 시스템은 하나의 앱으로 통합된다. 승객들은 KTX·SRT뿐 아니라 새마을호·무궁화호까지 한 번에 예약할 수 있게 된다. 코레일은 공식 통합 선언보다 한 달가량 앞서 앱 통합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좌석난 해소를 위한 핵심 수단은 중련운행이다. 이는 KTX와 SRT 열차를 물리적으로 연결해 한 편성처럼 운행하는 방식으로, 한 번에 공급 가능한 좌석 수를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다. 김 사장은 “선로 용량이 이미 포화 상태라 열차 운행 횟수를 무작정 늘리기 어렵다"며 “중련 연결을 통해 한 번에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지난 15일부터 경부선과 호남선 일부 구간에서 시범 중련운행을 시작했다.
요금 체계도 변화한다. 통합 이후 KTX 운임은 기존 SRT 수준에 맞춰 약 10% 할인된다. 기존 KTX 이용객들은 운임 인하 효과를, 기존 SRT 이용객들은 KTX 수준의 5%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받게 된다. 다만 코레일은 장기적으로 요금 조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사장은 “지난 15년간 철도 요금이 한 번도 오르지 않아 재무적 부담이 상당하다"면서도 “국민 동의와 정치권·경제부처 협의를 거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코레일의 재무 부담은 상당한 상황이다. 지난해 코레일 매출은 7조317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3524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2004년 도입된 KTX-1 교체 비용만 약 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김 사장은 “누적 부채가 이미 20조원을 넘겼다"며 정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통합은 단순한 조직 합병을 넘어 철도 운영 철학 전환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김 사장은 국토연구원과 경기개발연구원,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 등을 거친 교통·물류 전문가로,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철도 공공성 강화 연구를 주도한 바 있다. 그는 “철도는 경쟁보다 공공 네트워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공익서비스보상(PSO)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철도 안전 강화 계획도 함께 제시됐다. 최근 논란이 된 철도 관제사의 과도한 노동 강도 문제와 관련해 코레일은 현재 '3조 2교대' 체제를 '4조 2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사장은 “관제는 철도 안전의 최전선"이라며 “노동 형평성과 안전 측면 모두에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통합으로 중복 비용 절감과 이용 편의 개선, 좌석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누적 적자 구조와 노후 차량 교체, 요금 현실화 문제 등은 향후 통합 철도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