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압수수색 진행 중…복구 일정 판단할 실무진 부재”
국토부 “30일 오전 5시 정상화 총력”…코레일 “복구만 최소 10시간”
철거 막바지에도 추가 시설물 손상 가능성 남아… 불편 장기화 우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철도시설 보호를 위한 보강공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들은 철거 과정에서 낙하물 충격이 지하 철도시설에 전달되지 않도록 선로 상부에 철판과 매트, 모래층을 설치하는 안전조치를 진행했으며, 철거 완료 후 전차선 복구와 안전점검에 최소 10시간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정부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로 중단된 철도 운행을 오는 30일 새벽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복구 일정 확정을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전차선 복구에 필요한 절대 시간이 남아 있는 데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까지 진행되면서 복구 작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사고 현장의 상부 구조물 철거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토부는 이날 “S9 구간 거더 16개 철거를 완료했고 30일 오전 5시 첫차 운행 재개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잔해물 정리 작업을 서둘러 이날 중 철도시설 복구 작업이 가능하도록 현장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현장에서는 압쇄기와 굴삭기를 동원해 철근과 콘크리트 잔해를 제거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철거 작업은 철도 운행 안전을 고려해 하루 약 3시간씩 제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이후 서울시는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거쳐 연속 작업 방식으로 공법을 변경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열차 운행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가용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공중비계와 슬라브, 거더 철거를 포함한 전체 공정을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잔해 치워도 복구에만 최소 10시간" 서울시 “담당자 압수수색 중, 복구 일정 확답 못해"
다만 실제 열차 운행 재개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현장 실무진의 설명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본지에 “상부 구조물이 모두 정리됐다고 해서 곧바로 열차를 운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끊어진 전차선을 복구하고 전력 공급 상태를 확인한 뒤 안전 점검까지 마치는 데만 최소 10시간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현재 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선로 상부에 철판과 매트, 모래층을 설치하는 보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철거 과정에서 콘크리트와 철근이 낙하하더라도 지하 철도시설과 구조물에 충격이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조치다.
특히 철거 과정에서 선로와 궤도, 건널목 설비 등에 추가 손상이 발생했는지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코레일은 철거 작업 완료 이후 전차선과 신호·전력 설비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최종 점검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될 경우 복구 일정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복구 일정에는 또 다른 변수도 발생했다.
본지 취재 결과 경찰은 이날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와 시공사, 하청업체, 현장사무실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등과 함께 공사 관련 서류와 안전관리 자료 등을 확보하며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내부에서는 복구 일정에 대한 판단과 정보 취합에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현재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복구 일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담당자들이 자리를 비운 상태"라며 “복구 완료 시점을 명확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는 폐기물 반출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여러 변수가 존재해 계획대로 진행될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수사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자료 제출에도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와 복구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일정 조율과 정보 취합에도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전경. 서울시는 29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상부 구조물 철거와 잔해물 정리 작업을 진행했다. 사진 상단 S9 구간 거더(16개)는 철거를 완료했으며, 하단 S8 구간 거더(6개)는 추가 철거가 예정된 상태다. 서울시는 잔해물 정리 후 코레일에 현장을 인계해 전차선 복구와 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이처럼 정부와 현장 실무진 사이에는 다소 온도차도 감지된다.
국토부는 30일 오전 5시 첫차 운행 재개를 공식 목표로 제시하며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전차선 복구 시간과 추가 시설물 점검, 수사 진행 상황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KTX를 포함한 전체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약 73.7%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고속열차 113회와 일반열차 80회가 운행 중지됐으며, 서울역 북측 선로 통제로 일부 구간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 코레일은 30일 새벽 정상화를 목표로 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날 오후 이후 진행될 전차선 복구 작업과 최종 안전 점검 과정에서 추가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지가 열차 운행 재개의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