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이틀간 최대 40% 급락
두 달 만에 3분의 1 토막...‘개인 손실’ 급증
국회 정무위, 상품 도입 과정 집중 질타
‘고위험 상품’ 책임 놓고 후폭풍 이어질 전망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반도체 대장주 급락의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금융당국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위험성이 큰 상품을 도입한 과정부터 사후 대응까지 문제 삼으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향한 질타가 이어졌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금융당국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모두 제도 보완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민주당은 늦장 대응을 문제 삼은 반면 국민의힘은 애초 상품 출시 판단 자체가 잘못됐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최근 반도체주 급락과 맞물려 개인 투자자 손실을 확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폭락 사태는 금융위와 금감원발 인재(人災)"라며 금융당국의 관리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월세 난민·주식 거지라는 2종 세트를 완성한 책임이 있다"며 시장 혼란에 대한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박성훈 의원도 국내 증시가 투기적 시장으로 변질됐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시를 부양해야겠다는 청와대의 압력이 ETF 상품 출시로 이어졌다는 시장의 지적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설명을 요구했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점도 거론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2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60.42p(5.98%) 내린 5663.24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제도 도입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이 늦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용만 민주당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6월부터 ETF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대책 발표 시점이 이달 중순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늦었다는 얘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의원은 “ETF는 분산 투자를 의미하지만, 지금 삼전닉스 ETF는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고위험 상품"이라며 “ETF라고 하면 안정적 상품이라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ETF 명칭을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강일 의원은 개인 투자자의 투자 행태만 문제 삼기보다 외국계 운용사 등 시장 구조적 요인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홍배 의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본 예탁금 상향과 레버리지 배율 조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전날에 이어 29일에도 연이틀 폭락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는 20% 안팎 하락했고,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10% 가까이 떨어졌다. 전날에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관련 상품이 각각 20%대 후반과 20%대 중반 급락한 만큼 이틀 누적 손실 폭은 30~40% 수준까지 확대됐다.
대표 상품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이날 79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27일 상장 당시 가격(2만3450원)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틀 동안 하락률은 42.8%에 달했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이날 21.15% 급락하며 이틀간 43.2% 하락했다. 삼성전자 관련 레버리지 상품 역시 이틀 누적 기준 30%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높은 수익 기회를 제공하는 상품인 동시에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증폭시키는 구조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사전 관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상품 출시 전 위험 관리 체계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