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앞서 조 의원은 국회 후반기 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박덕흠 국회부의장을 낙선시켜야 한다고 종용한 이유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막 기자 국민의힘 6선 조경태 의원이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 징계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2028년 총선을 앞둔 부산 사하을의 정치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조 의원의 공천 여부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차기 주자들이 속속 이름을 올리고 민주당도 사하을 선거판을 주시하고 있다.
조 의원은 자신의 SNS에 “국민의힘 윤리위 징계를 받아들이겠다"고 26일 밝혔다.
그는 이번 징계를 “매우 부당하다"고 했다. 12·3 불법 비상계엄을 국민과 함께 막은 자신의 행동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소신을 문제 삼아 중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법원에 당의 문제를 가져가지는 않겠다고 했다. 가처분과 재심 신청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조 의원은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며 “국민과 6선의 영광을 주신 사하구민을 위한 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조 의원이 앞으로 중앙당보다 지역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이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조 의원의 지역 활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현재 당협위원장을 당원들이 직접 뽑는 직선제 도입을 놓고 내부 논의를 벌이고 있다. 장동혁 대표 측은 기존 당협위원장을 정리한 뒤 당원들이 직접 새 위원장을 뽑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현역 의원들은 기존처럼 당원협의회 운영위원들이 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당협위원장이 바뀌면 사하을의 지역 조직도 달라질 수 있다. 당원권이 정지된 조 의원으로서는 중앙당에서 입지를 넓히기 어려운 만큼, 지역 당원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자신의 조직을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당원권 정지 기간은 2029년 2월까지다. 2028년 4월 총선보다 길다. 징계가 그대로 유지되면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7선에 도전하기 어렵다.
당협위원장이 바뀌면 사하을의 지역 조직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조 의원이 6선을 하며 다져온 지역 조직을 누가 이끌지도 관심사다.
이 틈을 노리는 주자들도 하나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복조·성창용 전 부산시의원과 정호윤 전 대통령실 행정관, 경윤호 전 부산시 정무특별보좌관이 거론된다.
이복조·성창용 전 시의원은 모두 조 의원과 정치적으로 결별한 인사다. 이 전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사하구청장 후보 경선에 나서 탈락했으나,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부산시의회 의장단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정치적 입지도 넓어졌다. 지역 정가에선 이 전 의원을 조 의원의 뒤를 이을 보수 진영 주자 중 한 명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성 전 의원은 조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며 오랫동안 함께했지만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갈라섰다. 최근 지역 활동을 다시 늘리고 있지만 국민의힘을 탈당한 상태여서 당장 당내 경쟁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정 전 행정관은 2024년 총선에서 조 의원과 경쟁했다. 당시 조 의원과 가까웠던 이복조·성창용 전 시의원과 송샘 전 구의원이 정 전 행정관을 지지하면서 조 의원의 지역 조직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말이 나왔다.
국회와 청와대, 지방정부를 두루 경험한 경 전 부산시 정무특별보좌관은 중앙정치와 지역 현안을 함께 다룰 수 있는 인사로 꼽힌다. 부산시 정무특보를 지내며 지역 현안에도 밝아 사하을 국민의힘 차기 총선 주자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민주당이 그 틈을 파고들 공간도 커지고 있다. 사하을에서는 이재성 지역위원장이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영입 인재로 출마해 조경태 의원과 맞붙었다가 패했다. 이후 부산시장 경선에 도전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최근에는 2028년 총선을 겨냥해 지역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도 조 의원의 다음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조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택하면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후보, 조 의원이 맞붙는 3자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조 의원이 6선을 하며 쌓은 지역 기반을 유지하면 보수표가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