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의원 친환경차 ‘1명’ 이용… 낙수효과 난망

이종무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07.03 13:44

전기차 확산 정부 시책 역주행, 정책 일관성 유지 '걸림돌'



[에너지경제신문 이종무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300명 중 친환경차 이용자는 단 1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의원은 대체로 대형 휘발유차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분명 이율배반이다. 의원들은 작년에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전기차 확산에 두 팔을 걷어붙인 정부 정책에 대놓고 엇박자를 보이는 행태이기도 하다. 시민단체는 의원들 처사에 대해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이른바 ‘낙수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작태인데, 그들이 정말 대한민국 선량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3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제20대 국회의원 차량은 총 292대(6월20일 기준)이다. 이 중 친환경자동차는 단 1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한 친환경차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다. 전기차를 이용하는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현실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이런 인식으로 미세먼지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는 국민 요구를 과연 얼마나 입법 활동에 반영할는지 참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20대 국회의원은 대형 휘발유(가솔린)차를 사랑했다. 소유 차량 중 3300cc 이상 대형차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현대차 제네시스가 62대로 가장 많다. 제네시스 소유 의원 중에는 친환경차 확산을 위해 법률 개정을 외쳤던 의원도 포함돼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발의 이전에 계약된(렌트) 차량이 있어 불가피하게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뿌연 먼지로 뒤덮여 있다.


본지는 언행 불일치에 대해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김 의원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작년 9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법안은 친환경차에 대한 세제 지원과 친환경차 보급 촉진을 위해 충전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 발의에는 김동철 의원을 비롯해 강기정, 김광진, 김성곤, 김우남, 박남춘, 박혜자, 박홍근, 심재권, 이개호, 임내현, 조정식, 황주홍 등 13명이 참여했다. 이 중 김동철, 박남춘, 박홍근, 심재권, 이개호, 조정식, 황주홍 등 7명은 20대 국회에도 입성했다.

의원들이 언행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배경으로는 체면 우선과 공인 의식 부재가 꼽힌다. 국회는 의원에게 차량유지비 35만8000원, 차량유류대 110만원 등 매월 145만8000원씩 연간 1749만6000원의 차량 경비를 지원한다. 이는 제네시스급 이상 예상 연간 유류비보다 8배나 많은 혈세가 투입되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3342cc 이상 고급차 예상 연간 유류비는 230~254만원(1만5000㎞ 주행거리 기준) 수준이다.

정치학자 A씨는 "국회의원 1인당 차량 지원 경비는 국회의원실에 지급되는 운영비 중 2번째로 많다"며 "그들의 특권은 아래(국민)로부터 얻어진 만큼 특권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학자는 "특권, 권력의 ‘권(權)’ 자는 저울이란 뜻도 담고 있다"며 "국회의원이 선출된 공인인데, 사익과 체면만 강조하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환경차 일반 확산에는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의 솔선수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원들이 앞장서 친환경차를 이용할 때 비로소 ‘낙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는 중형차가 사회적 신분을 과시하는 데 동원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정치학자 A씨는 "정책의 실효성은 국민이 얼마나 체감하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결과를 낳는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형차를 타는 모습에서 국민이 감동하듯 국회의원, 정부 고위급 인사들은 이런 데서 영감을 얻어 실천하면 국민이 뒤따라 간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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