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테슬라…전지업계 갈등 촉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08.09 18:59

가격 상승분 3분의2 수준 보상

리튬, 테슬라…전지업계 갈등 촉발

테슬라 기가팩토리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조감도. 이미지=테슬라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국내 전지 업계가 뒤숭숭하다. 전지 완제품 제조 기업과 양극재 양산 기업 사이에 갈등전선이 형성됐다. 본래 양쪽은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해 왔다. 갈등은 2분기 들어 폭등한 리튬 가격에 대한 보상안을 놓고 촉발됐다. 여기에 테슬라 기가팩토리 개장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양극재 기업이 혹시 테슬라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전지 기업으로선 설상가상에 놓인 형국이다.

리튬 가격 상승분에 대한 보상과 관련, 전지 기업은 리튬 가격 상승분의 3분의 2 수준에서 보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양극재 기업이 부담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분기 리튬가격은 작년 말 기준 두 배 이상 폭등했다. A 양극재 기업은 kg당 14.75달러에 구입했다. 이 기업은 리튬을 작년 말 5.7달러에 구입했고 1분기 6.8달러에 구입했다. 리튬가격이 폭등한 만큼 B 전지 기업에 양극재 가격 3.3달러 인상을 요구했지만 2.2달러만 반영됐다. B 전지 기업은 ‘고통 분담’을 요구했고 ‘을’인 A 양극재 기업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A 양극재 기업이 거의 남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A 양극재 기업은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이 매출액의 2.4%에 불과했다. A 양극재 기업 관계자는 "양극재 소재값을 전지 기업이 인상해 주기 전에도 남는 것이 없었는데 B 전지 기업이 3분 2밖에 반영해 주지 않아 애로가 많다"고 토로했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개장과 관련해서도 전지 기업과 양극재 기업은 서로 다른 입장이다. 전지 기업은 표면상 호재라고 반응하면서도 내심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B 전지 기업 관계자는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전지가 테슬라 모델S에만 사용되기 때문에 여타 전지 업체와는 상관이 없지만 전기차 시장 활성화가 전지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 전지 기업 관계자도 "일단 호재로 본다"며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반응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눈치다.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와 모델X가 선전을 하자 여기에 전지를 납품하는 파나소닉이 LG화학을 누르고 글로벌 1위 전지 기업으로 등극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김영준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센터장은 "테슬라 기가팩토리 완공이 한국 전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한국 전지 기업들이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테슬라는 한국 양극재 기업과 접촉 빈도를 근래 들어 부쩍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D 양극재 기업 관계자는 "고객과의 비밀보호 의무 때문에 테슬라와 접촉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다만 전기차 완성차 제조기업과 D기업은 이전부터 테슬라를 꾸준히 접촉해 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필요로 하는 양극재는 NCA로 한국 전지 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NMC와 차이가 있다. 하지만 한국 양극재의 품질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한국 전지 기업으로선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일부 양극재 기업은 한국 전지 기업이 양극재 가격을 제대로 반영해 주지 않으면 해외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서라도 영업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라 전지 기업과 양극재 기업 간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희찬 인천대 교수는 "시장 상황이 최근 악화되면서 전지 기업과 양극재 기업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며 "한국이 글로벌 전지 시장 1위 국가가 된 배경은 전기 기업과 소재 기업이 협업을 이뤘기 때문인 만큼 당장 눈앞의 이익에 집착해 서로 등돌리면 글로벌 전지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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