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밀도 이차전지 개발 주도권 확보, 재무안정성 ↑
고밀도 이차전지 개발 주도권 확보, 재무안정성 ↑▲2012년 포스코ESM 법인 설립 기념식. 사진=포스코 |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기자] 포스코ESM이 올해 말 LG화학에 니켈 80%이 함유된 양극재를 납품한다. 이를 계기로 포스코ESM은 차세대 고밀도 이차전지 개발에 주도권을 잡고, 재무 안정 역시 취하는 두 마리 토끼를동시 잡게 된다.
박종민 포스코ESM 기술연구소장(부사장)이 22일 본지와 단독으로 만나 "올해 말 니켈 80%를 함유한 양극재를 LG화학에 납품하며, 내년에도 기술적으로 향상된 양극재를 계속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ESM은 포스코그룹 계열사로 LMO, NCM 계열 양극재와 LTO 음극재 제조기업이다.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추출 사업을 진행하는 포스코 본사 소속 포스코ESM 사업실, NaS와 NaNi 등 소디움 계열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포스코에너지와 함께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밸루체인 가운데 하나다.
니켈 80% 이상 함유 양극재 생산은 21일 산업부가 시동을 건 고밀도 이차전지 개발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다. NMC 양극재는 리튬과 함께 니켈, 망간, 코발트를 접착제인 바인더 등과 섞어 제조한다. 이때 니켈은 양극재에 많이 섞일수록 에너지밀도가 높아지는데 다른 물질과 혼합이 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런 기술적 난제는 중국 양극재 기업이 NMC 양극재 대신 제조하기 쉽지만 에너지밀도가 떨어지고 무게가 무거운 리튬인산철 양극재 생산에 집중하는 결과를 낳았다. 일종의 기술 장벽인 셈이다. 한국은 독자적인 기술로 에너지밀도가 높고 효율이 좋은 NMC 양극재를 생산하며 니켈 함량을 높이는데 주력해 왔다. 이 기술이 성취되면 리튬이온전지만으로 1회 충전에 4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다.
니켈 80% 양극재 납품으로 포스코ESM은 재무적으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전망이다. 현재까지 포스코 이차전지 생산기업 중 유일하게 포스코켐텍만 흑자를 내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내화물제조정비(37.3%)와 라임케미칼부문(62.7%)을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
이 가운데 음극재는 라임케미칼부문에 속하며 201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켐텍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5492억원과 영업이익 30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포스코ESM은 2012년 인수합병된 후 별다른 경영실적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짙다. 박종민 부사장은 "권오준 회장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출신인 나를 포스코ESM에 보내며 사업을 잘 이끌 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을 진행하는 포스코ESM과 포스코켐텍 중 어느 기업에 힘을 실어줄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포스코ESM이 올해 말부터 LG화학에 수주고를 올리면 포스코켐텍에 못지 않는 위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부사장은 "권오준 회장이 포스코그룹이 잘할 수 있는 에너지와 에너지소재를 선정했다"며 "에너지 소재는 상당 기간 소득 없이 투자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국민기업 성격이 강한 포스코가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과정에서 리튬추출 사업과 코발트 제련 사업,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대한민국 차세대 먹거리로 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 관계자는 포스코ESM의 양극재 납품 사실에 관해 "전략적인 사항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