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 배달 드론(사진=DHL) |
[에너지경제신문 최홍 기자] 4차산업 혁명이 물류수송업계에도 불고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등 다양한 ICT 접목 기술을 활용해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배송전략을 꾀하고 있다.
이철웅 고려대학교 산업경영공학부 교수에 따르면 한국 물류산업의 시장규모는 2011년 42조 4,000억 원에서 2015년 57조 3000억원으로 매년 6.2%씩 성장하는 추세다. 물류수송분야가 산업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ICT 기반의 새로운 물류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1일에 열린 ‘물류기술 정책 혁신방향 모색’ 세미나에서 ‘4차산업혁명의 물류부문에 대한 영향과 전망’ 발표를 통해 "물류산업은 소프트웨어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라고 밝히기도 했다.
◇물류업 4차산업 키워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물류업에서 접목되는 ICT 기술은 크게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등으로 나뉜다. 빅데이터는 물류업에서 방대한 양의 제품을 관리하고 동시에 막대한 데이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좋은 활용 예다. 수백 만건의 물건은 원산지와 목적지, 크기, 무게, 내용 등의 배송 네트워크를 통해 출하된다.
미국의 국제화물 운송업체인 UPS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운송 경로를 찾아 비용 및 연료를 절감하고 있다. UPS는 2억 5000만개의 주소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된 운송경로를 찾아 운송기사 한 명당 하루 운행거리를 1마일 감소시켰다. UPS는 올해까지 5만 5000개의 배당경로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5000만 달러에 이르는 연료비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네덜란드의 국제화물 운송업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문의 역량을 대폭 확대했다. 독일의 운송업체 DHL도 데이터 분석으로 중소기업 매출액을 예측해 지리적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자료=정석물류학술재단, 이철웅 고려대학교 교수) |
실제 독일 북부 엘베강 하구에 위치한 함부르크 항만은 각 운송수단에 무선인터넷 장치를 설치해 서로 흩어져 있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로 인해 교통정체가 15% 감소하고 항만 운영비도 75% 절감한 효과를 거뒀다.
로봇은 GSP를 이용해 기계가 스스로 공간지각능력을 갖고 물건을 수송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독일 운송업체 DHL은 배송로봇 ‘Eco Line‘을 개발하는 중이다. 이 로봇은 전철이나 지하철을 이용해 장거리를 이동하며 택배를 모으고 배송할 수 있다.
◇아마존ㆍ구글…물류기술 특허 가속화
미국의 대기업들은 이미 물류와 관련된 ICT 기술에 대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민정웅 인하대학교 교수의 ‘선진기업들의 물류기술 개발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 아마존과 구글은 물류에도 ICT를 접목해 물류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만 해도 39건의 물류 관련 특허를 취득했으며, 구글 역시 29건의 특허를 취득하는 등 해마다 취득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창고관리, 배송관리, 유통물류, 물류보안, 무인자동차 등을 위주로 특허를 취득했다.
반면에 국내 기업의 물류 기술 개발은 선진국에 비해 미진한 편이다. 신양재 한국컨테이너풀 기술연구소장에 따르면 국내 드론 기업들은 후발주자로 틈새시장 공략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상업용 드론은 중국과 프랑스 등이 드론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경쟁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신 소장은 ‘국내기업 물류기술 개발 현황과 전망’ 발표에서 "국내기업들은 고속 수직 이착륙 드론인 ‘틸트로터’ 개발을 통해 틈새시장 공략을 내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3D프린터 시장에서도 국내 기술은 선진국 대비 기술경쟁력이 부족한 상태다. 미국은 ‘제조업 혁신 국가 네트워크’, ‘3D프린트 특화연구소 설립’ 등 사업에 10억 달러(한화 1조 1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반면, 국내 3D프린팅 관련 투자규모는 지난 2013년 기준 22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신 소장은 "국내 3D프린팅 사업은 선진국 대비 경쟁력은 부족하다"며 "하지만 한국도 수요산업과 연계를 통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