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노동을 하는 남자는모두 16만1000명으로 201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집에서 아이를 돌보거나 살림을 떠맡는 남자, 이른바 남성 '전업주부'(專業主夫)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사회인식 변화와 함께 전문직 여성이 증가하고 전반적인 고용사정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노동을 하는 남자는 모두 16만1000명으로 201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가사활동을 하는 남자는 15만4000명, 육아에 전념하는 남자는 7000명이었다.
'남성 전업주부'는 2003년 10만6000명에서 2010년 16만1000명까지 늘어났다가 2011년 14만7000명, 2012년 14만7000명, 2013년 14만4000명, 2014년 13만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2015년 15만명으로 다시 증가한 뒤 지난해 16만1000명까지 늘어나며 최근 2년새 24% 상승했다.
이렇듯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의 수가 늘어난 것은 최근 전문직 여성의 증가로 남성에 비해 높은 수입을 올리는 여성이 많고 전통적인 남녀의 역할 관계에도 변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성 연상 커플의 증가도 육아·가사활동을 하는 남성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여성의 수는 2013년 729만8천명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14년 714만3천명, 2015년 708만5천명, 지난해 704만3천명까지 감소했다.
사회적 인식과 제도 역시 남성이 육아와 가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정부가 시행 중인 '아빠의 달' 제도가 대표적이다. '아빠의 달'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자의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명칭처럼 대부분 아빠가 이용한다.
롯데그룹은 대기업 중 처음으로 이달 1일부터 '남성 직원 의무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의무적으로 최소 1개월 이상 휴직하는 제도다.
다만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남성이 전체 육아 및 가사노동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를 겨우 넘는 수준인 만큼 꾸준한 정책적 뒷받침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 종사자는 720만4천명으로 이중 남성은 2.1%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