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계, 에너지환경부-기후에너지부 신설 추진…왜?

▲강병원 국회 환노위 위원 주최로 열린 2017년 대선 환경정책 연속토론회‘ 모습. 좌로부터 전의찬 세종대 교수, 강병원 의원, 윤순진 서울대 교수,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사진=안희민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생태-환경 전문가들이 물밑에서 추진하던 차기정부 조직개편안은 ‘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부’ 신설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그동안 에너지 관계자들은 ‘에너지부’,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희망해 왔다. 기후변화 대응이란 시대적 화두를 축으로 에너지-환경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잡을지가 논란거리인데, 업계 이해관계가 스며들면서 조직개편안 쟁점이 확대되는 조짐이다.

8일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차기정부의 에너지 조직개편안에서 환경 분야는 에너지환경부 또는 기후에너지부 안으로 중지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에너지환경부는 환경부에 기후, 대기, 에너지를 통합하는 형태로 환경부 권한을 확대하는 반면 산업부에선 자원 개발을 제외한 에너지수급 업무를 분리해 산업부의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기후에너지를 통합 관리하는 부처를 신설하는 방안으로 산업부와 환경부에서 각각 에너지산업 분야와 대기정책 분야 등 관련 업무를 떼낸다.

이런 구상을 적극 추진하는 단체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환경부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에 따르면 에너지환경부는 기후변화, 대기, 에너지 업무 통합과 미세먼지 대책의 연속성과 성과 확보에 유리하다. 다만 환경부가 확대돼 타 부서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절충안으로 산업부에서 에너지수요관리기능과 신재생 보급 확대 기능만 환경부로 이관하는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후에너지부는 △특정 부처의 비대화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고 △정책기획, 조정능력, 집행력, 전문성 확보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나 △정부 조직을 대폭 개편한다는 부담이 있다. 따라서 기후에너지부가 에너지 이용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규제를 담당하고 환경부는 수용체 중심의 환경보건 업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분장하는 안도 거론된다.

김법정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은 "에너지, 기후변화, 대기가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며 "기후변화를 해결하며 미세먼지를 잡아 국민건강을 잡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너지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서 재생에너지의 혁명을 가져가 보자고 한다"며 △생태나 환경을 고려한 재생에너지의 차별화된 정책 △지붕형 태양광발전에 과감한 지원과 ESS 연계 가중치 부여 △경제급전에서 환경급전으로의 전환 △배출권 거래제 꾸준한 시행 △환경과 교통을 아우르는 에너지 세제 확보를 주장했다.

이런 방안이 도출되는 과정에서 많은 대안이 검토됐다. 녹색위 내부에 환경부, 산업부, 국토부, 농식품부, 기재부, 행자부, 외교부의 정책조정협의회를 구성하는 방안, 기존 조직으로 부처를 통합하는 환경기후대기부와 산업기후대기부 전담 조직으로 특임장과, 기후대기위원회, 기후대기처, 기후변화에너지효율부, 기후변화에너지부, 기후에너지효율부, 기후에너지부를 두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에너지 업계는 이런 방안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A기업 관계자는 "환경부가 에너지 수급 책임을 진다면 현재 규제 위주의 신재생 정책에서 벗어나 보급 확산을 위해 태도를 달리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신재생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돼 에너지 문제에 대해 국민을 계도하는 부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는 "환경부가 미세먼지 대책을 이유로 최근 인도에서 2조6000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두산중공업의 석탄화력발전소를 막고 탈핵을 앞세워 언론홍보에만 5년간 506억원을 쓰는 한수원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안병옥 소장은 이에 대해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면 당연히 바꿔야 한다"며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 집에 불이 난 것과 같다는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해 향후 논란의 크기가 상당할 것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