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트럼프 파리협정 탈퇴 재고해야…잘못된 이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6.15 13:33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결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재고를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일방적으로 파리협정의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 잘못된 이해와 "단기적인 비전"(short-term vision)에서 비롯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탈퇴한다면 이는 (파리협정에) 더 큰 정치적 충격을 줄 것이다"라며 "다른 국가들이 리더십 공백을 채우긴 하겠지만,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바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미국의 탄소 배출량이 세계 2위인 14%인 점을 언급하며 "전통적으로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리더십에 따라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은 정치적으로나 심리적으로 14%보다 큰 영향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의 옳은 편에 서길 바란다"며 탈퇴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파리협정은 지난 2015년 195개국이 합의한 국제적 약속이다.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10월 모두 72개국이 비준해 발효 기준을 넘겼고 같은 해 11월 정식으로 발효됐다. 미국은 지난해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비준했다.

트럼프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이 협정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반 전 총장은 파리협정 체결을 유엔 재직 당시 가장 큰 업적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기후변화가 중국이 만들어낸 ‘사기’라며 탈퇴와 폐기를 공언했고, 지난 1일 결국 공식적으로 탈퇴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전직 세계 정상 50여 명과 함께 기후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는 미국 행정부의 시각이 "예상치 못하고, 유감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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