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불법 사냥에…세계 조류 8종 중 1종은 멸종 위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23 18:21

▲23일 경남 함양군 상림연꽃단지에서 원앙(천연기념물 제327호) 한 쌍이 봄비를 맞으며 물 속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농업이나 벌목 등 인간 활동으로 전세계 조류 8종 가운데 1종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조류보호단체인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은 ‘세계 조류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9천800∼1만 50종의 조류 가운데 1469종이 멸종위기에 처했으며 최소 40%는 개체 수 감소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생존 위협을 받는 조류 1469종 중 74%는 농업으로 인해 개체 수가 줄고 있다. 벌목(50%)이 두 번째로 큰 영향을 끼쳤고, 침입종(39%), 사냥·덫(35%), 기후변화(33%), 주택·상업지 발달(28%)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중해 일대에서는 불법 사냥으로 매년 1200만∼3800만 마리의 조류가 죽거나 남획되고 있다.

불법 조류 사냥의 주요 희생양 중 하나는 검은머리촉새다. 보고서는 검은머리촉새가 한때 북미에서 가장 흔했으나 1914년 멸종한 나그네 비둘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검은머리촉새는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 널리 퍼져있었지만 1980년대 이후 개체 수가 90% 감소했고 활동 반경도 5000㎞ 줄었다. 공식적으로는 사냥이 금지돼 있지만, 중국에서는 이 새가 진미로 취급돼 대규모로 포획되고 있다.

남획과 기후변화는 각각 대서양 바다오리와 세가락갈매기와 같은 바닷새 종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적색목록에 따르면 두 조류는 모두 취약종으로 여겨진다.

또한 흰올빼미는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확보 가능한 먹잇감에 문제가 생겼고, 유럽 멧비둘기는 사냥과 농업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 때문에 개체 수가 줄고 있다.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의 트리스 앨린슨 수석 국제 과학담당관은 "한 때 멸종위기종은 산정상이나 멀리 떨어진 섬에 있는 종이었지만 이제는 대서양 바다오리, 유럽 멧비둘기와 같이 친숙한 종도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집중적인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25개 종은 이미 이번 세기에 사라졌을 것이라며, 보호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괌뜸부기는 야생에서 멸종된 것으로 분류됐지만 포획해 기르는 데 성공한 뒤 뱀이 사라진 피난처 섬으로 돌아갔다.

앨리슨은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든 것인 만큼 모두 되돌릴 수 있다"면서 "농업이 증대되는 데에 광범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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