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오의 기후변화 읽기]'대기의 강'…넓어지고 길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5.28 11:05

갈수록 극심한 날씨 잦아진다

대기 강

▲2017년 초 미국 서부는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대기의 강’으로 홍수를 경험한 바 있다. (사진=NASA)


[에너지경제신문 정종오 기자] 이른바 ‘대기의 강’이 21세기가 끝날 때쯤엔 전 세계에 극심한 날씨 현상을 더 많이 초래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이 같은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연구 결과에서 ‘대기의 강’이 더 길어지고 더 넓어질 것으로 진단됐다"며 "온실가스가 계속 방출된다면 지금보다 ‘대기의 강’은 25% 정도 넓어지고 더 길어진다"고 분석했습니다.

‘대기의 강’ 현상이 지구촌 전체에서 더 자주 발생하면서 ‘폭우’와 ‘폭풍’이 약 5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듀안(Duane Waliser) NASA 제트추진연구소 박사는 "앞으로 극심한 날씨가 자주 있을 것이란 연구 보고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s)’이란 길고 좁은 공기 제트를 말합니다. 열대 지역에서 대륙과 극지로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운반합니다. ‘하늘의 강’으로도 부르는 이 현상은 약 400km~600km 넓이와 25개의 미시시피 강에 맞먹는 수증기를 실어 나릅니다. 이 같은 ‘대기의 강’이 시에라네바다와 안데스 산맥과 같은 산악 지대에 상륙하면 비와 눈의 형태로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방출합니다.

많은 지역에서 이 같은 자연 현상은 적당한 강수량을 보이고 중요한 식수원으로서 기능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더 강한 ‘대기의 강’은 강력한 폭풍우를 쏟아내는 등 재앙적 홍수를 가져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지난 2017년 초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것을 보면 ‘대기의 강’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가늠하고도 남습니다. 당시 미국 서부는 습한 공기가 여러 개 흘렀습니다. 이 바람에 폭우가 미국에 쏟아지면서 심각한 홍수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기의 강’에 대한 기후변화 연구는 미국 서부와 유럽의 두 특정 지역으로 제한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방법론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하나의 연구결과가 다른 것과 정량적으로 비교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표준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기후변화의 최신 평가 보고서에 대한 정부 간 패널을 위한 기후모델 예측 등을 이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기의 강’ 탐지 알고리즘에 변화를 준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대기의 강’ 사건을 식별해 그 길이는 물론 폭과 수송량을 정량화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20세기 후반에 실제 관측된 ‘대기의 강’ 탐지에 적용했습니다. 일종의 검증 작업을 거친 것입니다. 이렇게 만든 알고리즘을 통해 21세기 후반에 ‘대기의 강’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에 따른 데이터를 함께 분석한 결과 ‘대기의 강’ 빈도와 심각성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상 수치를 산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여러 관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기의 강’이 미래 기후변화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면 ‘대기의 강’이 강화되는 지역의 과학자, 수위 관리자는 물론 시민들에게 잠재적 위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의 강’ 변화가 앞으로 지구촌에 더 크고 예측 불가능한 이상기후를 낳을 수 있다는 경고를 전 세계가 무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상기후는 지금도 나타나고 있고 그 결과는 생명이 희생되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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