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는 완비돼도 '협치' 부족한 우리나라 기후변화 적응정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10 16:22

선진국은 거버넌스 향상 위해 노력
영국 독립적 환경기구와 객관적 외부 모니터링
오스트리아 중앙·지방 정부 연계 강화

유세프 나세프

▲유세프 나세프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적응 프로그램 국장이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의 향상’을 주제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우리나라 기후변화 적응정책 도입 10주년을 맞아 선진국 등 해외 기후변화 적응정책 사례를 공유하는 국제회의가 열렸다. 환경부와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센터장 장훈)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의 향상’을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국회기후변화포럼 대표의원은 "기후변화 정책은 제도적 완비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입법부나 행정부 의지만으로 불가능하다"며 "짜임새 있는 네트워크 구성과 현장에서 실질적 작동을 위해서는 산업계, 개인, 정부, 에너지 생산파트 등 각 주체의 거버넌스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세프 나세프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적응 프로그램 국장 또한 이날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 적응은 미래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복잡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통합적 매커니즘에서는 누구도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기후변화 적응 정책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추진하고 있는 영국,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이 자국 사례를 공유했다. 마크 엘리스 존스 영국 환경청 기후변화에너지 매니저는 영국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의 특징이 독립 정책 추진과 객관적 외부 모니터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환경청은 독립적 환경 담당기관으로 홍수, 해안침식 리스크 관리, 수자원, 강 유역 자원계획, 담수, 생태계 보전 등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환경청은 탄소배출 저감과 신재생에너지기술 확산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다.

또한 ‘CCC(기후변화위원회)’가 영국 거버넌스의 독특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CC는 기후변화 적응 전문과로 구성돼 정책 감독, 자문, 성과보고 역할을 한다"며 "독립,초당적 정치 자문기관으로 탄소 저감 예산과 적응정책에 대해 솔직하게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CCC는 2주 전 영국이 탄소 저감 예산을 충족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담은 평가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마커스 리트너 오스트리아 연방 환경청 매니저는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수직·수평적 연계를 오스트리아 기후변화 적응 거버넌스의 특징으로 제시했다. 그는 "오스트리아에 큰 홍수가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자연재해 관리시스템을 고민하게 됐고 다양한 당사자가 정책 수립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10년 전 기후변화 적응전략(NAS)과 기후변화 실천계획(NAP)을 개발해 내각에서 승인을 받았고 이후 각 주 정부에서도 승인됐다"고 설명했다. 리트너는 "정책 수립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참여는 강한 실천의지를 담보한다"며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계획은 어디 처박아 두고 이행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의 NAS와 NAP 수립 과정에는 100개 이상 기관과 70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또한 개발 이후 2∼3년에 한번씩 수정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심각한 기후변화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수정·보완하는 ‘소프트한 거버넌스’라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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