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소발전 시장은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이 양분한 구조
포스코에너지, 3000억 누적적자 본 뒤 매각설까지 나올 정도
LG그룹은 LG퓨얼셀시스템즈라는 자회사를 설립했으나 지난 달 청산
반면 블룸에너지 등 외국사 국내 진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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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곡복합화력 연료전지 발전소 [사진제공=한국에너지공단] |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경제시대를 열어 차세대 먹거리 만들겠다고 했지만 국내 수소 산업계 체감 온도는 차갑기만 하다. 업계는 수소발전산업이 결국 외국 기업에 잠식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소경제의 핵심 축인 수소발전이 기술력에서 해외기업들에 뒤쳐져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소발전 비중을 늘리는 것보다 국내 산업 육성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0.3기가와트(GW) 수준인 수소발전 보급 용량을 2022년 1GW, 2040년 8GW까지 늘릴 방침이다. 1GW는 원자력발전소 1기 발전 용량에 해당한다. 수소업계 전문가는 "수소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선 원천기술 개발이 우선"이라며 "정부가 기초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을 확충해야 하는데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올해 연료전지 R&D 예산은 215억원이다. 2017년 253억원과 2018년 224억 원보다 예산이 적다.
현재 국내 수소발전 시장은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이 양분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부문에서만 3000억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기록하며 한때 매각설까지 나올 정도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업들이 외국 제품에 대해 기술 로열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포스코에너지의 경우 일부는 국산화가 진행됐고 일부는 로열티를 지급하는 등 과정 중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에너지는 미국의 퓨얼셀에너지(FCE) 판권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포스코에너지가 사업에서 손을 떼면 외국 기업들이 빠르게 잠식해 국내 기술력은 뒤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주요 수소발전업체의 기술 수준이 외국 기업보다 뒤쳐지는 것이 문제이다.
두산과 포스코에너지는 각각 1세대, 2세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기술 발전 단계에 따라 1세대 인산형연료전지(PAFC), 2세대 용융탄산염형연료전지(MCFC), 3세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로 나뉜다. SOFC가 가장 발전된 기술이다. SOFC의 전기 효율은 약 60%로 PAFC와 MCFC의 43%, 50%에 비해 크게 웃돈다. 두산은 PAFC, 포스코에너지는 MCFC를 생산한다. LG그룹이 2012년부터 LG퓨얼셀시스템즈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SOFC를 개발해왔으나 지난 달 회사를 청산하며 중단됐다. 반면 미국 블룸에너지와 일본 MHPS는 효율이 높은 3세대 SOFC 상용화 기술을 확보했다.
수소 업계 관계자는 "충청북도에서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인 80㎿급의 발전소와 한국동서발전의 100㎿급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에 미국 에너지업체인 블룸에너지가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블룸에너지가 진천과 보은 사업을 따내면 단숨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가 된다. 정부가 수소시장을 늘리기에만 몰두하지 말고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